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일본 아사기리 고원의 집

시즈오카현 아사기리 고원에 자리한 이 아름다운 목장주의 농가주택은 일본 혼슈 중부의 매력적인 자연 환경을 그대로 담아냈다. 후지산 서쪽 해발 870m 기슭에 위치한 아사기리 고원은 그 이름처럼 아침마다 안개로 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안개가 걷히면 장엄한 후지산의 절경을 드러낸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산의 날씨와 햇빛의 기울기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풍경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곳의 풍경은 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한 일상이 아닌, 삶의 일부분으로 느껴졌다. 사람과 자연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느끼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첫걸음이었다.

정리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Buttondesign | 사진 Satoshi Asakawa

Space Info
위치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
대지면적 1,164.86㎡(352.98평)
건축면적 105.38㎡(31.93평)
연면적 139.12㎡(42.15평)
준공연도 2019년

자연 속에서의 일상, 그 속에 녹아든 집
목장주는 착유로 하루를 시작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광활한 자연 속에서 보낸다. 집은 건축주의 삶을 담는 그릇이기에, 우리는 눈앞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사람들의 평화로운 삶을 연결할 수 있는 편안한 집을 고민했다. 특히 후지산 정상과 집 중앙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가족과 친구들이 모일 수 있는 봉당 공간을 계획했다. 봉당의 바닥은 시라카와 석재로 마감했다. 산 정상과 대지, 그리고 집의 중심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후지산을 조망할 수 있는 깔끔하고 세련된 단독주택은 이렇게 완성됐다.
42평 크기의 본 주택은 박공지붕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하여 건축미를 더했다. 따뜻한 계절에는 창문을 열어두면 산들바람이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가며, 차가운 돌바닥을 맨발로 느낄 수 있다. 추운 계절에는 장작 난로를 둘러싸고 흔들리는 불꽃을 보며 몸을 녹일 수 있다. 이러한 삶의 즐거움을 이 집에 집약시키고자 했다. 건축주의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있던 후지산, 이곳의 환경 자체를 하나의 선으로 일상의 삶 속에 끌어들이는 것이 이 주택의 테마가 됐다.
아이보리 톤의 외벽 중간에 위치한 현관. 마당에 놓인 디딤석, 깊게 매립한 현관 공간과 간살도어 등에서 가지런함이 느껴진다.
마루를 깔지 않고 흙바닥 위에 시라카와 석재를 시공해 만든 봉당. 출입문을 들어서면 바로 봉당이 나오며, 단차를 두고 좌우 공간이 분리된다.
장작 난로와 라운지체어가 배치된 봉당에서 바라본 현관. 매립형 간살 중문을 열면 동네의 그림 같은 숲 전경이 햇살과 함께 눈에 들어온다.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안락하고 편안한 보금자리
천혜의 자연 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뛰어난 입지가 돋보이는 이 집은 봉당, 거실, 주방, 다이닝룸, 두 개의 가족 침실, 게스트 침실, 욕실, 화장실, 세탁실, 현관 등으로 구성된 1층과 마스터 공간이 있는 2층으로 이뤄져 있다. 가족을 위한 맞춤형 주거공간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 집은 웅장한 후지산을 바라볼 수 있는 봉당에 난로와 라운지체어를 단정하게 배치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겨울에는 아늑한 온기를 느끼며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힐링 공간을 연출했다.
바닥 석재 위에 설치된 블랙 톤의 장작난로 연통이 수직으로 우드 톤의 천장을 향해 치솟는 형상에서 상승의 기운과 함께 세련된 건축미가 풍긴다.
카바 원목마루로 바닥을 마감한 거실. 작은 라운드 테이블과 가구를 거의 배치하지 않은 좁은 공간에서 건축주의 소박함이 느껴진다.
봉당에서 바라본 후지산. 산의 날씨와 바라보는 장소, 햇빛의 기울기에 따라 후지산 풍경은 다채롭게 변한다.
우드 톤의 정연한 벽과 천장이 침실의 아늑함을 더한다.
공간에 꼭 맞춰 제작된 심플한 라인의 싱크대 세트와 주방 가전을 깔끔하게 설치한 후 강력한 환기 시스템을 추가한 주방은 제한된 공간을 짜임새 있게 활용한 실용적이고 세련된 주방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자연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다이닝 공간에는 4인용 다이닝 테이블 세트를 안정감 있게 놓아 여유로운 식사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간에 맞춰 제작된 심플한 라인의 싱크대 세트와 강력한 환기 시스템이 돋보이는 주방
4인용 식탁 세트를 놓은 다이닝 공간. 식탁 위 화병과 슬라이딩 우드 가림막 사이로 보이는 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세로로 좁게 낸 창을 통해 햇빛이 유입되면서 밝고 뽀송뽀송한 느낌이 나는 욕실
욕실 옆에 세탁실을 배치해 편리성을 높였다.
본 주택은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후지산의 절경을 매일같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평화로운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집은 그저 거주 공간을 넘어,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는 삶의 중심이 될 것이다. 아사기리 고원의 집은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안락하고 편안한 보금자리로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마스터룸으로 활용하고 있는 2층
2층에서 내려다본 봉당
배면과 측면에서 본 주택 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