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통보다 아팠던 2년"…서울도심 이태원참사 보랏빛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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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의 삶은 지금껏 겪은 그 어떤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 착각 속에 그리움만 더 깊게 가슴을 파고듭니다."
2년 전인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딸 이주영씨를 잃은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6일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생자 2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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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등도 찾아…특조위원장 "참사 원인 밝히고 책임 규명"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지난 2년의 삶은 지금껏 겪은 그 어떤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불쑥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 착각 속에 그리움만 더 깊게 가슴을 파고듭니다."
2년 전인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딸 이주영씨를 잃은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6일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생자 2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유족들과 이들을 위로하는 시민들도 흐느끼면서 참사의 아픔을 떠올렸다.
시민추모대회는 이날 오후 6시 34분 '진실을 향한 걸음,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오후 6시 34분은 2년 전 참사 당일 최초로 112 신고가 접수된 시각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서 다소 쌀쌀해졌지만 시민추모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5천명이 모였다.
보라색 재킷과 조끼를 입은 유족과 보라색 리본 모양의 풍선을 쥔 시민 등 광장은 보라색 물결로 가득 찼다.
시민 다수는 가방에 보라색 리본이나 보라색 리본 모양의 스티커를 달았다. '10·29 이태원참사 진상을 규명하라'고 적힌 보라색 포스터를 들어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눈물과 애환의 산증인들이 있다. 가족을 잃고 평생을 고통스러운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 하는 4월의 세월호, 10월의 이태원, 또 수없이 많은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이 그분들이다"라며 "더 이상 이 나라에 이러한 불행이 반복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정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역할을 다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청했다. 시민들에게는 이태원참사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거둬줄 것을 청했다.
이날 시민추모대회에는 이태원 참사로 숨진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 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 씨도 참석해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이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난 9월 출범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송기춘 위원장도 참석해 유족을 위로했다.
송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특조위는 2년 전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왜 희생자와 피해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조처들이 행해졌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등 모든 의문과 요청에 답하고자 한다"며 "위원회가 출발부터 한계가 많다고 하고 권한도 작다고 하지만, 위원들은 추천 정당과 무관하게 활동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 소재도 규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민추모대회에 앞서 유족들은 이날 오후 1시 59분께 참사가 발생한 현장 인근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원불교·기독교·천주교·불교 등 4대 종단과 기도회를 열었다.
이어 유족들은 사고 현장에서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 서울역, 중구 이태원참사 특조위 건물을 지나 서울광장까지 1∼2개의 차로를 이용해 약 8㎞를 행진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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