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CMA 현지 취재, 4기통 미들급 슈퍼스포츠 혼다 신형 CBR600RR 외 신제품 발표

모터사이클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엔진이 회전하는 감각과 그로 인해 분출되는 파워도 꽤나 라이더들이 중시하는 요소들이다. 특히 스포티함을 선호한다면 고회전에서 뿜어지는 높은 출력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미들급 슈퍼스포츠 모델이다. 10,000rpm을 넘기는 고회전형 엔진이 보여주는 파워, 그리고 콤팩트한 차체가 만들어내는 민첩성 등은 수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했지만, 환경규제 충족의 어려움과 함께 막대한 엔진 개발비 등에 부담을 느낀 브랜드들은 하나 둘 단종하기 시작해 시장을 주름잡던 미들급 슈퍼스포츠 모델을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읽은 것일까, 혼다에서 대표 슈퍼스포츠 모델인 CBR600RR의 부활을 선언, 다시 한 번 미들급 슈퍼스포츠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혼다는 지난 11월 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국제 모터사이클 전시회(EICMA)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CBR600RR을 비롯한 다양한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CBR600RR

수년간이 공백을 깨고 CBR600RR이 무대에 등장하자 이날 등장한 신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혼다의 레이스 DNA를 보여주는 RR의 이름을 가진 모델이 부활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환호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전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닌, 외관부터 엔진, 전자장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져 많은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외관에선 최근 대세가 된 윙렛이 장착된 전면부가 눈에 띈다. 페어링 역시 공기역학에 신경을 쓴 덕분에 동급 최저 공기저항계수인 0.555(레이싱 장비 착용 라이더 포함)을 달성했다고. 헤드라이트는 좌우 분할형이지만 흡기구까지 하나로 이어 마치 단일 헤드라이트같은 인상을 준다. 연료탱크에서 시작되는 라인은 탠덤시트를 지나 후미까지 살짝 치켜올린 라인으로 이어져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엔진은 599cc 수랭 직렬 4기통으로, 높은 엔진 회전에서 고출력을 낼 수 있도록 캠 샤프트와 밸브 스프링, 크랭크 샤프트 등의 재료를 업그레이드해 최고출력 89kW(121마력)/14,250rpm, 최대토크 63Nm/11,500rp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흡배기를 다듬고 밸브 타이밍을 조정하는 등의 변경점도 더해졌다. 여기에 퀵 시프트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으며, 급제동이나 하단 변속에서 차체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도 더했다. 전자식 스로틀은 RC213V-S에서 개발되어 CBR1000RR-R 파이어블레이드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사양이 적용됐다. 전자 패키지 역시 계승되어 HSTC는 총 9단계로 휠 스핀을 제어하며, 이 밖에도 윌리 컨트롤, 출력 모드, 엔진 브레이크 등 안전을 보조하는 기능들이 더해진다. 이러한 기능들은 개별로 설정할 수도 있고, 미리 설정된 3단계 중 선택하거나 사용자 설정 모드 2개 중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트윈 스파 알루미늄 프레임에 서스펜션은 앞 41mm 쇼와 빅 피스톤 USD 포크, 뒤 쇼와 쇼크 업소버 조합이며, 전자식 스티어링 댐퍼가 더해져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을 더한다. 브레이크는 앞 4피스톤 캘리퍼와 더블 디스크, 뒤 1피스톤 캘리퍼와 싱글 디스크 조합이며 여기에 코너링 ABS를 더해 상황에 맞춰 제동력을 섬세하게 제어한다. 이러한 코너링 ABS와 각종 전자기능들은 보쉬 6축 관성측량장치(IMU)에서 수집된 차량의 움직임 정보를 기반으로 세밀하게 조절된다.

계기판은 풀 컬러 TFT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으며, 스트리트, 서킷, 미캐닉 3개 구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트랙에서 정확한 변속을 위해 디스플레이 상단에 LED를 더했으며, 원하는 엔진 회전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또한 서킷 모드에서는 랩 타임 및 랩 수, 가장 빠른 랩 등의 정보도 함께 파악할 수 있어 트랙 데이나 레이스 등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등화류는 모두 LED가 적용됐으며, 급제동 시 후행 차량에 경고를 보내는 비상 정지 신호(ESS)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CBR650R/CB650R

혼다 CBR650R

두 모델도 적잖은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혼다가 얼마 전 고액한 새로운 기술 E-클러치의 적용이다. 이 기술은 모터와 기어의 조합을 통해 주행 중 클러치 레버를 잡지 않아도 변속이 가능하다. 심지어 출발과 정차까지도 클러치 조작이 필요 없어 초심자에게는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원한다면 클러치 레버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없다. 이와 비슷한 DCT 방식이 골드윙이나 NT1100, 아프리카 트윈 등에 적용되는데 적잖은 무게가 늘어난다는 점과 클러치 레버가 아예 없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E-클러치에 필요한 장비들은 겨우 2kg에 불과해 기존과 큰 차이 없이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변속레버를 조작하는데 드는 힘의 강도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으며, 상단 변속과 하단 변속 중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외관에서는 페어링을 다듬었으며, 계기판은 5인치 풀컬러 TFT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으며, 혼다의 로드싱크(RoadSync) 기능으로 스마트폰 연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다양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토클 스위치가 왼쪽 핸들바에 추가되는데,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4방향 토클 스위치가 올해 신제품들에 두루 적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시트는 앞뒤 모두 약간의 수정이 더해졌으며, 시트고는 810mm로 동일하다. 시트 하단에는 USB-C타입 충전 포트가 탑재되어 주행 중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도 있다.

 

 

CB1000 호넷, CB500 호넷

혼다 CB1000 호넷

새로운 750cc 엔진으로 돌아온 호넷이 이제는 혼다의 새로운 스포츠 네이키드 라인업으로 자리할 모양새다.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에 무려 2종의 호넷을 선보여 라인업을 확장시켰다. 먼저 CB1000 호넷은 혼다에서 가장 강력한 CBR1000RR-R의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해 136마력 이상의 최고출력과 100Nm 이상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전자식 스로틀과 3단계 주행 모드, HSTC,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 등이 더해졌으며, 5인치 TFT 풀컬러 계기판에는 역시 로드싱크 스마트폰 연결기능이 더해진다.

혼다 CB500 호넷

CB500F는 더욱 스포티하게 다듬어져 호넷 시리즈에 합류했다. 엔진은 기존과 동일한 471cc 수랭 2기통이 적용되어 최고출력 47.5마력/8,600rpm, 최대토크 43Nm/6,500rpm의 성능을 내며, 이번에 새롭게 HSTC가 적용되어 안전이 더욱 강화됐다. 서스펜션은 쇼와의 빅피스톤 USD 포크와 쇼크 업소버 조합으로 스포티한 주행을 만들어낸다. 앞서 소개한 CB65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혼다 토글 스위치가 왼쪽 핸들바에 적용됐다.

 

 

NX500

혼다의 CB500X도 새롭게 NX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NX는 New의 N과 크로스오버를 뜻하는 X의 조합으로, 새로운 듀얼퍼퍼스 모터사이클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에 맞춰 전반적인 형상도 변화했는데, 가장 크게 변화한 곳은 역시 전면부로, 페어링이 마치 신형 아프리카 트윈이나 트랜잘프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엔진은 기존 CB500 시리즈의 471cc 수랭 2기통이 탑재됐으며, 5인치 풀컬러 계기판과 LED 등화류, 커넥티비티 기능 등이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