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국 기술 의존 탈피!" 국산 AESA 레이더 양산형 1호기 출고

한국 방산업계에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소수 군사강국들만이 보유했던 전투기용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우리 손으로 개발해 드디어 양산형 1호기가 출고되었습니다.

8월 5일 한화시스템 용인 연구소에서 진행된 이번 출고식은 단순한 제품 공개가 아닌, 대한민국이 세계 몇 안 되는 AESA 레이더 자체 개발 국가 반열에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죠.

2016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무려 9년의 긴 여정 끝에 결실을 맺었습니다.

KF-21 보라매 전투기의 '눈과 뇌'가 될 이 레이더는 이제 우리가 직접 만들고, 개량하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완전한 국산 기술로 자리잡았습니다.

그 의미와 파급효과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9년 만의 결실, 세계 몇 안 되는 AESA 레이더 보유국 진입


AESA 레이더 개발이 왜 이렇게 중요한지부터 이해해봐야 합니다.

전투기에서 레이더는 터보팬 엔진만큼이나 핵심적인 부품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전투기라도 적을 정확히 탐지하고 추적할 수 없다면 그저 하늘을 나는 철덩어리에 불과하죠.

특히 AESA 레이더는 수많은 송수신 모듈(T/R Module)이 집적된 초정밀 전자장비로, 기존 기계식 레이더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여줍니다.

지상 표적부터 공중의 적기, 심지어 스텔스 전투기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전천후 센서'인 것입니다.

2016년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시작된 이 개발 사업에서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이 최종 승자가 되어 작년 6월 방위사업청과 1,100억원 규모의 양산 계약을 체결했죠. 이로써 20대 분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대당 50억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 게임체인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AESA 레이더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가격 경쟁력입니다.

대당 50억원이라는 가격은 해외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상당히 저렴한 수준입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것을 넘어서 우리가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더욱 주목할 점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그룹까지 한화시스템의 안테나 시스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기술력이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실제로 터키나 이스라엘 같은 국가들도 한국에서 개발된 레이더 시제품을 테스트했는데, 당시에는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하드웨어 성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도입을 추진했다는 것만 봐도 우리 기술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폴란드 KF-21 수출의 숨은 복병, 미국산 레이더의 한계


KF-21의 폴란드 수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면 국산 AESA 레이더의 중요성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폴란드는 KF-21 도입과 함께 미국산 AESA 레이더 장착을 원했지만, 미국 정부는 까다로운 심사 조건을 내세우며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았습니다.

이는 AESA 레이더가 단순한 상품이 아닌 '전략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군사강국들은 이런 핵심 기술을 동맹국에게도 함부로 넘겨주지 않습니다.

설령 판매한다고 해도 성능 개량이나 정비 운영에서 미국의 간섭이 있을 수밖에 없고, 미 승인 작전에만 투입할 수 있는 제약이 따르죠.

반면 우리가 직접 개발한 레이더라면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됩니다.

우리 마음대로 개량할 수 있고, 어떤 작전에든 투입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에 수출하는 데도 제한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술 자립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실전에서 검증받은 성능, 1,300회 이상 테스트의 결과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더는 개발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지금까지 200소티 이상의 시험비행을 통해 시제기에 장착된 레이더 성능을 확인했고, 1,300회 이상 실전 운용하면서 각종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장점이 드러났는데, 바로 실시간 피드백과 개량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시험비행 중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즉시 소프트웨어를 개량하고 빠르게 대체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에서 레이더를 직도입했다면 이런 개량이나 피드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손으로 레이더를 개량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겠죠.

이런 점에서 보라매 전투기는 필요한 공대공 임무를 빠르게 완성할 수 있고, AESA 레이더 능력을 통해 지상 표적 파악과 정확한 무장 투하가 가능한 공대지 임무까지 추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T/R 모듈까지 국산화, 진정한 기술 자립의 완성


양산형 AESA 레이더의 또 다른 의미는 핵심 부품인 T/R 모듈까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초기에는 해외에서 핵심 부품을 도입해 통합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갈륨비소(GaAs) 소자까지 직접 개발해 해외 의존도를 크게 줄였습니다.

특히 TR 소자의 출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어, 양산형에 장착된 소자는 시제 레이더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F-21 전투기에는 약 1,000여 개의 T/R 소자가 집적되어 있고, FA-50 경전투기용은 500개 정도가 적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체 크기에 따라 레이더를 자체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한화시스템은 TRM 모듈의 성능을 크게 높여 출력과 내열성을 향상시켜 레이더 전체 성능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런 기술적 진보로 마하 3 이상으로 빠르게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RCS 값이 매우 작은 스텔스 미사일까지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고, 탄도미사일 발사 화염까지 포착해 요격할 수 있는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졌습니다.

미래 전장의 핵심, 무인전투기까지 이어지는 파급효과


국산 AESA 레이더의 성공은 단순히 KF-21에 그치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군이 도입하려는 무인전투기 사업에도 큰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항공에서 개발 중인 윙맨 전투기와 KAI에서 자체 개발하고 있는 LAH 무인기 등에 필요한 레이더를 AESA로 완성해 장착하는 데 든든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KF-21용 무인편대기

더 나아가 6세대 전투기의 핵심인 무인전투기용 레이더까지 국산화 기술로 제작될 것으로 보여, 미래 항공전력에서도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국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자 개발 사업이 추가로 확정되면서 성능 개선은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갈륨비소 소자의 출력을 높인 새로운 부품 개발에 착수했고, 갈륨비소용 웨이퍼까지 집중 개발하고 있어 2030년대에는 레이더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투기는 한 번 전력화되면 최소 30년 이상 운영되는 반면, 전자장비는 5~7년마다 빠른 기술 변화로 교체되기 때문에 레이더를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엄청난 장점이 될 것입니다.

처음 완성한 AESA 레이더가 대당 50억원 정도로 저렴하면서도 성능까지 뛰어나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고, KF-21가 빠르게 수출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KF-21 양산형 1호기가 내년 말 출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산 AESA 레이더 양산형 1호기가 이보다 빠르게 출고되면서 한국 방산업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제 진정한 의미의 '국산 전투기'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