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준비는 모두 끝났다"…이젠 증명의 시간

박병희 2026. 6. 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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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체코 2위 경쟁 전망
첫 경기인 체코전이 최대 승부처
조 최약체 남아공 반드시 잡아야
대표팀 12일 오전 11시 첫 경기

"멕시코와 체코가 조 1·2위를 차지하고, 한국은 3위 팀 가운데 상위 성적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것이다."

미국 NBC는 지난달 26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결과를 이렇게 전망했다. 대다수 외신도 공동 개최국 멕시코의 조 1위를 예상하며, 한국과 체코가 2위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첫 경기인 체코전이 사실상 최대 승부처라는 의미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복잡한 '경우의 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첫 단추'인 체코전을 반드시 잘 풀어야 한다.

한국 축구는 오는 12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26 FIFA 월드컵에서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과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남아공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동시에 체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최소한의 승점 확보가 필요하다. 홈 이점을 안은 멕시코는 FIFA 랭킹에서도 A조 최고 순위를 기록 중인 만큼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결국 체코전이 조별리그 최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체코를 꺾는다면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의 말처럼 조 1위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박지성은 "지금까지 월드컵 가운데 가장 좋은 조 편성"이라며 "선수 구성을 고려하면 조 1위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홍명보호의 체코전은 개막일인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어 19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 뒤, 몬테레이로 이동해 25일 오전 10시 BBVA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멕시코와 함께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반면 체코와 남아공은 2차전 맞대결을 위해 미국 애틀랜타로 이동해야 해 일정 면에서는 한국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2차전이 열리는 아크론 스타디움이 해발 1571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변수다. 남아공과의 3차전이 열리는 BBVA 스타디움의 해발고도는 538m로 상대적으로 낮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18일부터 해발 1460m의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캠프를 차리고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3주간의 훈련이 효과를 거둘 경우, 아크론 스타디움 환경은 오히려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체코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까스로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본선에 복귀했다. 본선 진출 확정이 늦어진 탓에 베이스캠프를 고도가 낮은 미국 텍사스에 마련했고, 이에 따라 고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A조 팀들이 모두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국이 넘지 못할 수준도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관건은 주장 손흥민의 골 감각 회복 여부다. 손흥민은 올 시즌 미국 MLS 정규리그 12경기에서 득점 없이 도움 9개를 기록하며 안데르스 드레이어와 함께 리그 도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은 지난 3월 A매치 두 경기에서도 침묵했고, 홍명보호 역시 두 경기 모두 무득점 패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소속팀 전술 변화와 체력 부담이 맞물리며 손흥민의 득점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올 시즌 소속팀에서 전방보다는 다소 내려와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스타일 변화로 득점보다 도움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팀이 스리백 전술을 사용할 경우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며 "홍명보 감독이 상황에 따라 오현규와의 조합 변화를 통해 손흥민 활용법을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 단독 1위에 오른다. 현재 안정환, 박지성과 함께 월드컵 통산 3골로 공동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후반 중반 선수들이 약 3분간 수분을 보충하며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이때 감독과 코치진은 선수들에게 전술 지시를 내릴 수 있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급격히 흐름을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중반까지는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브레이크 이후 흔들리며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줬고, 결국 0대4로 완패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지난 평가전에서 크게 당한 만큼 코치진도 월드컵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활용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경기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적절한 지시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며, 결국 코치진 역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경기력을 점검한 홍명보호는 4일 엘살바도르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 뒤, 5일 결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과달라하라 이동 시 전세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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