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스토리지의 'AI 에이전트' 대응법 '데이터 이동 없는 학습'

/사진=퓨어스토리지 홈페이지

글로벌 스토리지 전문 기업 퓨어스토리지가 인공지능(AI)이 '스토리지간 데이터 이동 없는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내세워 2025년 기업들의 AI 수요에 대응한다.

퓨어스토리지뿐만 아니라 시장조사기관 및 전문가들이 2025년 AI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꼽는 키워드는 단연 'AI 에이전트'다. 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반 챗봇은 AI가 명령어를 인식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어로 대답을 만든다. 누군가 명령을 내리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AI가 스스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추론한 후 실행까지 하는 단계까지 나아간 개념이다. 특히 내부 운영 효율성에 관심이 높은 금융사와 통신사들이 AI 에이전트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학습과 추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 퓨어스토리지가 선보인 기술이 '제로 무브 티어링(Zero-Move-Tiering)'이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자주 참조하는 데이터와 가끔 보는 데이터로 구분된다. 기업은 이 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주 참조하는 데이터는 고성능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나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스토리지에 담아둔다. 반면 가끔 보는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드디스크 기반의 스토리지에 저장한다. AI는 두 종류의 스토리지를 오가며 데이터를 참조했다. AI가 학습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하드디스크 기반 스토리지에 저장된 데이터를 참조해야 하는 경우도 늘었다. 그러다보니 스토리지들을 보다 자주 오가며 학습을 해야 했고 이는 AI의 추론 시간 증가로 이어졌다.

퓨어스토리지는 이같은 기업들의 애로사항에 착안,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스토리지에 두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하나의 스토리지에서 자주 쓰이는 데이터는 고성능의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도록 하고 나머지 데이터는 보다 저렴한 컴퓨팅 파워를 쓰도록 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구분하는 기준을 스토리지가 아닌 컴퓨팅에 두도록 했다. 김영석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상무는 20일 서울시 강남구 아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로 무브 티어링은 스토리지 클래스의 정의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데이터를 구분한 방식이며 이는 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김영석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상무가 20일 서울시 강남구 아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퓨어스토리지코리아

퓨어스토리지는 이와 함께 AI 기업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엔비디아의 'DGX 슈퍼포드' 인증을 받았다. DGX 슈퍼포드 인증을 획득했다는 것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도입을 앞둔 AI 기업이 스토리지를 고를 때 퓨어스토리지의 제품을 선택한다면 별도의 동작 테스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믿고 써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상무는 "기업들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검색증강생성(RAG)과 같은 근거 기반으로 AI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며 "여기에 AI 에이전트까지 더해져 새해에는 기업들의 AI 지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퓨어스토리지는 기업들이 AI와 함께 주목하고 있는 '지속 가능성' 개념을 스토리지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달 출시한 150테라바이트(TB) 용량의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모듈이다. 이 모듈들이 하나의 스토리지에 장착되고 페타바이트(PB) 규모의 스토리지가 탄생된다. 회사는 2025년에는 300TB 규모의 모듈도 출시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모듈을 작게 쪼개어 쓰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다. 큰 용량의 모듈에서 오류가 날 경우 한 번에 서비스 전체로 장애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퓨어스토리지는 모듈 중 하나의 셀을 못 쓰게 된다면 그 안에 있던 데이터를 다른 모듈로 옮겨놓는다"며 "이 방식은 스토리지를 정상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굉장히 줄여줘 기업들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퓨어스토리지는 모듈 운영체제(OS) '퓨리티'도 갖췄다. 자체적으로 플래시메모리 기반으로 모듈을 제작하고 OS까지 갖췄기에 이러한 장애 상황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퓨어스토리지는 가트너의 '2024 매직쿼드런트 보고서 프라이머리 스토리지 플랫폼 부문'에서 11년 연속 리더로 선정됐다. /사진 제공=퓨어스토리지코리아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은 델 테크놀로지스가 주도하는 가운데 넷앱과 히타치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설립 15년째를 맞이한 퓨어스토리지는 이들에 비해 후발자주자다. 이에 퓨어스토리지는 스토리지에 생성형 AI 코파일럿 기능을 장착하고 데이터센터 상면·전력 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전략을 내세워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퓨어스토리지의 차별화 전략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매직쿼드런트 보고서'를 통해 퓨어스토리지를 '프라이머리 스토리지 플랫폼 부문'에서 11년 연속 리더로 선정했다. 가트너는 향후 스토리지 시장에서 첨단 기술을 선도할 가능성과 이를 실행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기업을 리더로 선정한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