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그룹 2세 시대]② '상징성' 공병탁 vs '지배력' 공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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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았던 옛 라인건설은 공병학 동양건설산업 회장과 사촌 공병탁 라인건설 회장의 협력을 통해 대기업집단 편입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력 계열사 라인건설의 최대주주 공병탁 회장이 아닌 사촌 공병학 회장을 그룹의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그룹 내 자본 흐름과 내부 일감의 막대한 비중이 공병학 회장 일가에 쏠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사촌 경영이 되살린 역사

라인그룹의 성장사는 건설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촌 경영'의 사례로 꼽힌다. 그룹의 모태는 1978년 공림 창업주가 광주광역시에서 설립한 옛 '라인건설'이다. 설립 초기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주택사업을 벌였고 1990년대 중반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성장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IMF) 사태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파산하고 말았다.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라인그룹은 공림 창업주의 차남 공병학 동양건설산업 회장과 조카 공병탁 라인건설 회장의 활약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부도 이후 공병학 회장은 '이지(EG)건설(옛 서동건설)'을 설립해 독립했고 이후 법정관리 중이던 동양건설산업을 전격 인수했다. 당시 설립된 이지건설은 현재의 이지건설과는 다른 회사로 동양건설산업을 역합병시키며 지금의 동양건설산업을 탄생시켰다.

공 회장의 사촌 공병탁 회장은 1982년 설립한 호남 중견 건설사 '남흥토건'의 대표로 2008년 취임하며 재건의 다른 축을 맡았다. 취임 후 2013년 사명을 '라인건설'로 변경하며 과거 라인건설의 명맥과 사명을 계승했다.

이후 두 회사는 각자의 독립적인 사업 영역을 유지하면서도 대규모 택지 확보 등 필요한 시점마다 자본을 합치는 협력 관계를 이어갔다. 동양건설산업의 고급 주택 브랜드 '파라곤'과 라인건설·이지건설의 '더원'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수도권 및 신도시 분양 시장에 안착했으며 분업과 협력은 그룹이 대기업집단 규모로 자산을 늘리는 실질적인 토대가 됐다.

라인건설 웃도는 내부거래…공병학 일가 실질 지배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라인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하며 그룹의 총수를 의미하는 동일인으로 공병탁 회장이 아닌 공병학 회장을 지정했다. 계열사 중 최대 매출(지난해 별도 기준 5297억원)을 기록한 라인건설의 최대주주는 공병탁 회장이다.

자기자본 역시 라인건설이 9352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라인산업(7330억원), 동양건설산업(6298억원)에 이지건설(5495억원), 동양이노텍(4400억원) 등 공병학 회장 측 계열사 자본을 더하면 라인건설을 상회한다.

개별 기업의 규모로 봤을 때 라인건설은 그룹 내에서 갖는 상징성이 가장 큰 기업이다. 하지만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공병학 회장 측 계열사에서 그룹 시너지를 보다 활발히 창출하고 있다.

공병학 회장 측 라인산업은 별도 매출 2910억원의 98.9%에 달하는 2878억원을 국내 계열사 매출로 채웠다. 계열사 상대 대여금도 라인건설이 1301억원에 머무른 반면 공병학 회장 측 계열사는 311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 내 의사결정권도 공병학 회장 측이 앞서고 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을 맡은 라인산업과 동양건설산업을 지배하는 이가 바로 공병학 회장의 두 아들이다.

공병학 회장의 장남 공승현 이사는 동양건설산업의 최대주주 동양이노텍 지분 42.5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남 공승훈 사장은 라인산업 지분 85.21%를 쥐고 있다.

이처럼 라인건설이 개별 계열사 기준으로 그룹 내 최대 매출과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흐름을 종합하면 그룹의 무게중심은 공병학 회장 측으로 기운다. 주요 계열사의 자본 규모와 내부거래 비중, 자녀를 동원한 그룹 지배력까지 감안하면 공병학 일가가 라인그룹 전반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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