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였던 김선형의 고백 “걱정말아요 그대”
월계/최창환 2025. 6. 30. 07:01

[점프볼=월계/최창환 기자] 이적 후 첫 팬미팅 현장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김선형(37, 187cm)도 울고 팬들도 울었다.
수원 KT의 주장 김선형은 29일 광운대 동해문화예술관에서 팬미팅 ‘SUN on the court : A new chapter begins’를 개최했다.
김선형은 데뷔 후 종종 팬들과 만남을 가져왔지만, 이번만큼은 의미가 남달랐다. 정들었던 서울 SK를 떠나 KT 소속이 된 이후 가진 첫 팬미팅이었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1300명 넘게 신청한 가운데 추첨을 통해 약 380명이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팬들은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제주도에서 온 팬도 있었다.
선곡도 남달랐다. 김선형은 뜨거운 감자의 ‘고백’을 시작으로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임영웅의 ‘우리들의 블루스’를 열창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슬퍼 말아요. 그대에게 빛이 될게요’ 등 김선형이 최근 겪었던 상황, 감정 등이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가사였다. 심지어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른 가수의 이름도 김선형의 오프시즌을 관통하는 ‘이적’이었다. 김선형이 노래 도중 눈물을 참자, 그를 대신해 팬들이 눈물을 훔쳤다.
김선형은 “내가 오프시즌에 ‘뜨거운 감자’였다. 뜨거운 감자가 팬들에게 고백한다는 의미를 담아 선곡했다. 말보단 가사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고 싶었다. 물론 이적의 노래라는 것도 고려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챔피언결정전 끝난 직후 퇴근길에 눈물 흘리는 팬들을 보며 꾹꾹 참았다. 노래 부르면서 팬들의 얼굴을 보다 보니 그때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라고 덧붙였다.

행사는 알차게 구성됐다. 김선형의 ‘TMI’를 알아보는 시간부터 김선형과 관련된 퀴즈, ‘몸으로 말해요’ 등이 이어졌다. 팬들, 운영진이 준비한 깜짝 선물도 있었다. 팬미팅 이틀 후인 오는 7월 1일은 김선형의 생일이다. 팬들은 ‘썬자님 태어나줘서 고마워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슬로건을 숨긴 채 팬미팅을 즐겼고, 생일 축하 노래와 케이크가 나오자 일제히 슬로건을 꺼내 노래를 함께 불렀다.
김선형은 “대본에도 안 쓰여 있어서 전혀 몰랐다.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으면 이런 기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 또 울컥했다”라고 돌아봤다.
김선형이 직접 쓴 편지를 읽어주는 시간도, 팬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는 코너에서도 감동의 물결이 지나갔다. 김선형이 추첨을 통해 읽은 편지 가운데 한 통의 주인공인 김태민(25) 씨는 12살부터 김선형을 응원해 왔던 남성 팬이다.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편지에 김선형의 마음이 움직였고, 사회를 맡은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는 김선형이 지난 시즌 신었던 농구화를 즉석에서 선물했다.
김태민 씨는 “FA 협상에서 SK에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이적하셨다. 13년간 매일 응원했는데 그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SK를 떠나셨지만 김선형 선수의 팬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이제 수원에 가서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팬미팅이 가장 즐거웠는데 뜻깊은 선물까지 받았다. (농구화는)영원히 방에 모셔둘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김선형이 준비한 선물도 있었다. 김선형은 발품을 팔아 구매한 가방 400개에 별명 ‘플래시썬’을 자수로 새겼고, 이 가방은 참석자 전원에게 전달됐다. 또한 게임을 통해 선물한 모자, 티셔츠, 운동화도 김선형이 사비로 구매한 물품이었다.
팬미팅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협찬을 받은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선형은 농심, 진주햄, 랩노쉬 등 식품 전문기업의 협찬 덕분에 캔디, 젤리, 육포, 프로틴 드링크 등도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김선형은 팬미팅이 끝난 후 “팬들을 보자마자 눈물이 나올 뻔한 걸 꾹꾹 참았다. 아이 콘택트를 통해 감정을 잘 전달했다. 운영진이 행사를 너무 잘 기획해 준 덕분에 팬들도 만족하실 것 같다. (박)종민이 형도 흔쾌히 진행을 맡아주셔서 한결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선형은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드린다. 선물은 내가 그동안 받았던 것에 비하면 약소하다. 팬들 덕분에 ‘선수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미팅을 할 때마다 2시간이 10분처럼 느껴진다. 행사를 마무리해야 해서 아쉬웠지만, 나는 코트에서 항상 ‘플래시썬’으로 남아있겠다. 수원에서 뵙겠다”라는 인사와 함께 큰절을 올렸다.

한편, KT는 김선형의 생일인 7월 1일에 소집돼 본격적으로 차기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김선형 역시 SK 소속으로 치렀던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후 아직 60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첫날부터 합류해 새로운 동료들과의 호흡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진_김선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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