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아있나요" 중상입은 뺑소니 피해자 눈물…마세라티 운전자 추적

사망사고낸 운전자 차량 [연합뉴스TV 방송 캡처]

광주 도심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음주 의심 운전자를 경찰이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중상을 입은 피해 운전자는 함께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쫓고 있는 마세라티 운전자 30대 A씨의 음주 정황을 파악했다.

A씨는 전날 오전 3시 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서울 소재 법인 명의로 등록된 수입차 마세라티를 몰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전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음식점을 찾은 A씨는 일행과 술을 마셨는데, 경찰은 상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러한 정황을 확인했다.

마세라티 차량으로 인한 사고를 목격한 시민 신고로 2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은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동승자인 여성은 숨졌고, 운전자도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배달 기사인 오토바이 운전자는 새벽까지 일하다 여자친구를 태우고 퇴근하던 중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사고로 골반과 턱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입은 오토바이 운전자는 가족과 의료진을 볼 때마다 여자친구의 생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고를 내고 도주한 A씨를 타지역으로 데려다줬다는 일행 진술을 확보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 4개 팀 30여명을 투입, A씨를 추적하고 있다.

사고를 낸 차량은 서울 소재 한 법인 명의로 확인됐지만, 해당 법인과 연락이 닿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법인과 A씨의 연관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대포차 여부도 수사 중이다.

또 차 안에서 발견된 명함 속 인물과 A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시스템(GPS)값을 조회해 타지역으로 달아난 A씨의 도주 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술값을 계산한 영수증 등을 통해 A씨의 음주운전 정황을 확인했다"며 "A씨를 검거한 뒤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기법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