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욕해도 노시환은 노시환" 307억 노시환이 올라올 수 밖에 없는 이유

4번 타자가 돌아왔다. 노시환(26·한화)이 3일 두산전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반등 신호를 쏘았다. 30타석 만에 장타가 나왔다.

개막 후 5경기 동안 삼진 13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하며 온갖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올라올 수밖에 없는 타자다. 작년에도 그랬다.

30타석 만의 장타

노시환은 한화가 6-0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신지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3루 쪽 원정 관중석에서 그 어느 때보다 큰 함성이 터졌다.

전날까지 5경기 27타석 타율 0.160(25타수 4안타). 홈런도 2루타도 없었다. 장타율이 타율과 같은 0.160이었다. 307억원짜리 거포가 장타를 1개도 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드디어 터졌다.

노시환은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윤태호를 상대로 안타 1개를 더했다. 심적 부담을 던 상황에서 자신의 스윙을 했고, 특유의 힘이 가득 실린 타구를 생산했다.

작년 5~6월도 바닥이었다

사실 노시환의 시즌 초반 부진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바닥을 찍었다. 2025시즌 노시환은 3~4월 홈런 9개를 몰아치며 강렬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5월 타율 0.206, 6월 타율 0.213으로 곤두박질쳤다. 거포 타자 특유의 기복이었다. 당시에는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그때 김경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에서 4번 타자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꾸준히 노시환을 4번에 기용했다. 믿음을 보낸 것이다. 결과는 어땠나. 노시환은 9월 이후 타율 0.378 7홈런 22타점을 폭발하며 한화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크게 공헌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 3방을 작렬하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입증했다. 정규시즌 중반의 부진이 무색할 정도였다.

WBC 후유증

올해 부진의 원인은 명확하다. 3월 WBC에 차출됐지만 백업 멤버로 총 3타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KBO리그 시범경기라면 적어도 10경기 30타석 이상 나섰을 것이다. 실전 감각 저하가 불가피했다.

개막전 키움전에서 연장 11회말 동점타를 뽑아내긴 했지만, 빗맞은 타구가 많았다. 타이밍 자체가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KT전에서는 5타수 5삼진이라는 최악의 기록까지 남겼다.

노시환-강백호-채은성 라인

이날 노시환의 2루타 이후 강백호가 볼넷을 얻어내 주자를 모았고, 채은성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더 뽑았다. 이게 한화가 개막 2연전에서 보여준 노시환-강백호-채은성 라인의 시너지다.

노시환이 살아나면 한화 타선 전체가 돌아간다. 단일시즌 30홈런 이상을 두 차례 해낸 젊은 거포. 한화가 11년 307억원이라는 역대급 계약을 안긴 이유가 있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

김경문 감독은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5경기 연속 4번 타자 자리를 지켜줬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많이 가슴 아파하지 않겠나"라며 질책 대신 격려의 말을 보냈다.

작년에도 통했던 방식이다. 믿고 기다리면 결국 터진다. 노시환은 그런 타자다. 아무리 욕해도 결국 올라올 수밖에 없다. 307억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날 11-6 승리로 3연패를 끊고 3승 3패 승률 5할을 회복했다. 노시환이 완전히 깨어나면 한화 타선은 더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