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결국 스웨덴 사브 공장 인수…전기차 연구‧생산 시설로 개편!
스웨덴 트롤헤탄(Trollhattan)엔 과거 사브(Saab)의 생산 공장이 있다. 1948년 건립돼 이듬해 사브 92부터 만들었던 역사 깊은 공장이다. 그러나 2012년 사브가 파산하면서, 당시 사브를 인수한 스웨덴의 신생 전기차 업체 NEVS가 트롤헤탄 공장을 지금까지 사용해왔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했다. 2019년, 세계 최대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9억3,000만 달러(약 2조2,300억 원)에 NEVS를 삼켰다. 같은 해 헝다가 스웨덴의 수퍼카 업체 코닉세그의 지분까지 사들였고(20%), 중국의 배터리 업체 상하이카넝의 지분 58.07%도 확보했다.
그러나 헝다그룹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출규제로 자금난에 빠져 파산 위기에 처했다. 참고로 헝다그룹은 ‘제2의 테슬라’라고 평가받는 패러데이 퓨처의 지분 45%를 갖고 있었는데, 결국 패러데이 퓨처도 ‘총알’이 부족해 미국에서 파산 신청을 했다.
본래 NEVS는 사브 9-3를 베이스로 순수 전기차를 개발해 판매하고 싶었다. 9-4X와 9-5 등 다른 모델은 사브의 모회사였던 GM이 기술 제공을 거부하면서, 9-3 기반 전기차 개발에만 몰두했다. 그러나 사브 항공기 부문으로부터 사브 브랜드 사용권을 얻어내지 못 하고, NEVS 자체 브랜드를 썼다. 여기에 NEVS 역시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올해 초 트롤헤탄에서 근무하는 340명의 임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공장과 부지까지 결국 매각했다. 사실상 사브 자동차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트롤헤탄 공장을 인수한 건 다름 아닌 폴스타. 볼보자동차와 길리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고성능 전기차 전문 브랜드로, 결국 스웨덴 자동차 시장을 양분했던 볼보와 사브가 하나로 통합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사브 브랜드를 부활시키는 건 아니다.
폴스타는 트롤헤탄 공장을 새로운 R&D 센터로 개편할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폴스타 5와 폴스타 6 로드스터용 파워트레인 개발에 중점을 둔다. 이미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있는 만큼, 앞으로 차세대 폴스타 모델을 위한 생산 라인을 깔아 새로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한편, 폴스타는 최근 ‘오토 상하이 2023’에서 브랜드 두 번째 전기 SUV인 폴스타 4를 공개했다. 쿠페 느낌 물씬한 역동적인 실루엣을 갖췄다. 기존 폴스타 2와 폴스타 3 사이에 자리하는 크기와 가격을 갖췄다.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을 기반으로 완성했고,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839×2,139×1,544㎜, 휠베이스는 2,999㎜로 D 세그먼트에 해당한다.
글 강준기 기자( joonkik89@gmail.com)
사진 각 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