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은 남 얘기…'HBM대장' SK하이닉스, 분기 최대 실적

유선일 기자, 한지연 기자, 오진영 기자 2024. 10. 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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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 3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증권가 컨센서스(6조 7628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 57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같은 기간 4조~5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한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양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 반도체 앞선 SK하이닉스...핵심은 HBM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이례적인 사과 메시지까지 낸 가운데 미국 경제지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의 직장 1위에서도 밀려나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1위)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2위)에 밀렸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은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2024.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영업이익률 40%), 순이익 5조7534억원(순이익률 33%)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매출은 기존 최대인 올해 2분기 매출(16조4233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많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실적(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을 크게 넘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성적표는 삼성전자와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영업이익(잠정)이 9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 부문 영업이익은 4조~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썼다.

양사 희비는 HBM 사업에서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를 아직 뚫지 못했다. 회사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HBM3E(5세대)는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 향(向)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당분간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을 시작했고,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12단 제품도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 수요 둔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사업 주도권 지속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현 시점에서 HBM 수요 둔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HBM 신제품 개발에 대한 기술 난이도가 점차 증가하면서 메모리 업계가 고객이 원하는 품질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쉽지않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좋다…수익성 극대화"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진열돼 있다. 이번 전시는 'AI 반도체와 최첨단 패키지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이날 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2024.10.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HBM, eSSD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뚜렷해졌고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AGI(범용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고려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로써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낸드에서도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에 무게를 두며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으로 글로벌 넘버원(No.1) AI 메모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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