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 김하성, FA 선언 득일까 실일까[스한 위클리]

심규현 기자 2024. 10.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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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KBO리그 시절부터 '금강불괴'로 불렸다. 큰 부상 없이 매년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강철몸'을 자랑했다. 하지만 올해 어깨 부상으로 MLB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수술까지 받게 됐다.

강철몸 김하성이기 때문에 이번 부상의 시점이 아쉽다. 올 시즌이 끝난 후 FA(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과연 FA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김하성. ⓒAFPBBNews = News1

▶"1억달러 계약도 가능" 장밋빛 전망 쏟아진 시즌 초

김하성은 2020시즌이 끝난 후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 입단했다. 계약조건은 4+1년 최대 3900만달러.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는 험난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고전하며 타율 0.202 OPS(출루율+장타율) 0.622 8홈런 34타점 6도루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WRC+(조정득점생산력)은 71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1년 만에 다른 선수가 됐다. 약점으로 지적 받던 타격이 180도 달라진 것. 김하성은 2022시즌 타율 0.251 OPS 0.708 11홈런 59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2023시즌에는 타율 0.250 OPS 0.749 17홈런 60타점 38도루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WRC+ 또한 110으로 준수했다.

장점으로 평가받았던 수비는 더욱 견고해졌다. 김하성은 2023시즌 2루수와 유격수로 종횡무진 활약했고 시즌 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 골드글러브(최고 수비상)를 받았다. 아시아 내야수로 첫 골드글러브이자 스즈키 이치로 이후 13년 만의 아시아 선수의 골드글러브 수상이었다. 

메이저리그 평균을 웃도는 타격에 물샐틈없는 수비까지 보여주면서 김하성의 가치도 급상승했다. ESPN 등 다수의 미국 매체는 올 시즌 시작 전 "김하성이 2024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한다면 최대 1억달러(약 1344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김하성은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FA 예상선수로 거듭났다. 

김하성. ⓒAFPBBNews = News1

▶'저조한 타격성적→치명적 어깨부상'… 김하성에 닥친 시련

김하성의 2024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먼저 최근 2년간 눈에 띄게 향상됐던 타격성적이 급락했다. 김하성의 2024시즌 전반기 타격 지표는 타율 0.226 OPS 0.702 10홈런 40타점. 전반기 48개의 볼넷으로 내셔널리그 볼넷 부문 7위, 18도루로 내셔널리그 도루 부문 공동 9위를 기록했지만 2023시즌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많았다.

절치부심한 마음으로 후반기를 준비한 그였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하성은 지난 8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3회초 1루 주자로 출루한 뒤 상대 견제를 피하려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우측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낸 뒤 경기장을 떠났다.

우려와 달리 첫 검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첫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할 정도였다. 김하성은 이후 완벽한 회복을 위해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게 됐다. 샌디에이고의 포스트시즌에 김하성은 없었다.

▶'악마 에이전트' 보라스 선임… '신의 한수' 될까

김하성은 이러한 변수에도 올 시즌 종료 후 FA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이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하성은 연봉 800만달러를 받고 1년 더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활약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김하성과 샌디에이고의 결별을 예측한다.

스캇 보라스. ⓒAFPBBNews = News1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은 김하성 역시 샌디에이고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보라스는 구단에는 '악마', 선수에게는 '천사'로 불린다. 구단끼리의 경쟁을 최대한 부추겨 선수의 몸값을 극한까지 올리기 때문. 보라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박찬호, 류현진, 추신수, 이정후 등 수많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대형계약을 끌어냈다.

하지만 보라스의 협상 전략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보라스는 2024시즌을 앞두고 최대어 블레이크 스넬을 포함 코디 벨린저, 조던 몽고메리, 맷 채프먼의 협상을 맡았지만 대부분 기대이하의 계약을 따내 혹평을 받았다.

어깨 부상이라는 변수 속 '악마의 에이전트' 보라스의 손을 잡은 김하성. 과연 김하성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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