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선수협회장, '오재원 파문'에 "비상식적 요구,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돼"

이상필 기자 2024. 4. 24. 15: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수 선수협회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된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김현수 회장이 오재원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과 관련,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선수협 김현수 회장은 24일 오후 한국프로야구선수단 전원에게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번 안내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재원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과 관련한 것이다. 오재원은 지난달 마약류 투약과 향정신성의약품 대리처방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으며, 이후 검찰에 송치돼, 지난 17일 구속기소됐다.

이러한 가운데 오재원이 후배 선수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으며, 두산 베어스 현역 선수 8명이 대리 처방을 받아 준 사실이 알려졌다. 후배 선수들은 팀의 주장이고 무서운 선배였던 오재원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으며, 거절할 경우 폭력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프로야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로야구계에 좋지 않은 우려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재원 / 사진=DB


김현수 회장은 안내문을 통해 "수면제 대리처방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해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오도록 후배에게 강요하며,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를 벌인 반인륜적이며 불법을 하게한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현수 회장은 "유혹에 노출됐다면 부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려 주면 좋겠다. 한순간에 자신이 쌓은 커리어가, 자신의 꿈이 무너질 수 있다. 개인의 일탈이 혼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며 유혹을 뿌리치기 바란다. 혼자서 뿌리치기 어렵다면 고민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라. 선수협회가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김현수 회장은 또 "이번 사건이 더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은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많이 변화하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며 "우리는 그러한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같이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요구는 해서도, 받아줘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선배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면 명백하게 선배의 잘못"이라면서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 선수협회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이며, 협회가 우선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현수 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선수고충처리 시스템을 소개하며, "선배의 언어적, 정신적 폭행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까지인 저의 선수협회장 임기 동안, 위계가 확실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고 있는 선수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겠다"며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선배들이 변해야 하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근절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현수 회장은 "현재 KBO 리그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팬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드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리그에 임하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사랑받고, 사랑하는 가족을 보호하고 우리의 그라운드를 지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고 함께 발전하자"며 "리그가 시작된지 이제 막 한달이 지났다. 부상 없이 자신이 생각한 시즌 계획대로 흘러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글을 마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