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붕괴됐어요"..'헤어질 결심' 관객수 이상의 의미

마침내,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의 진가가 인정 받고 있다. 관객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헤어질 결심'은 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두 남녀의 감정선을 따라 간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폭력성, 선정성을 모두 걷어 냈음에도 디테일한 심리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에 스며든다.
결과적으로 '헤어질 결심'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짙다. 박찬욱 감독의 6년만 신작이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작품이다. 예술영화로 비춰질까 걱정이라던 박찬욱 감독의 우려대로일까. 관객수는 136만명에 그쳤다. 다행히 손익분기점은 넘겼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은 단순히 관객수로만 재단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호불호는 갈리지만, '호'인 관객들 사이에서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기존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던 관객 뿐 아니라 달라진 박 감독의 스타일에 새롭게 스며든 관객층도 상당하다.
JTBC '나의 해방 일지'가 '추앙'을 발견했다면, '헤어질 결심'은 '붕괴'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깊게 빠져든 감정을 '사랑한다', '좋아한다'로 풀이하지 않고 '붕괴됐다'는 좀 더 심층적이고 파괴적인 단어로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영화에 잠깐 나온 위스키는 상반기 매출이 427% 증가했고, 예약판매 중인 '헤어질 결심' 각본집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예약판매 첫 날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구매평을 통해 '통장잔고가 무너지고 깨어짐', '잔고가 각본집 사는 일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나왔구나 마침내' 등 극 중 대사를 인용한 댓글로 작품에 대한 여운을 체감케 한다. 한 관객은 "'헤어질 결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이제라도 극장에서 보려하니 상영관이 많지 않아 아쉽다. 꼭 보고 싶다"고, 또 다른 관객은 "이미 두 번을 봤는데도 계속 생각난다. 각본집으로 아쉬움을 달래려 한다"고 전했다.
'헤어질 결심'은 연이어 이어지는 여름 대작들의 공세에 극장에서는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작품 안팎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애정 속에 스스로 자생력을 유지하며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헤어질 결심' 측 관계자는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직후부터 세계적으로 언론의 극찬를 받은 '헤어진 결심'은 국내 개봉 이후에도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영화 속 대사, 장면 등이 회자되며 개봉 4주차에도 낮은 드랍율을 보이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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