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인슈타인과 보어처럼

박수현 함안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2025. 10.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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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멈춰있는 완벽한 체제가 아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는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와 관점들이 중첩되고 상호작용하면서 미래가 끊임없이 재정의되는 동적인 과정이다. 필자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로 20세기 초 과학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양자역학의 태동기, 과학자들이 토론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모습은 민주주의 사회가 성숙해지는 과정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에서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 '양자역학'의 탄생을 목격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학자들은 정반대의 입장으로 갈라섰다. 한쪽은 양자역학에서의 확률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였고, 다른 쪽은 고전물리학에서의 결정론적 질서를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192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5차 솔베이 회의는 이들의 토론이 절정에 달한 자리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쓴 중대한 순간으로 회자되고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같은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빛과 물질의 이중성, 그리고 측정의 의미에 대해 논했다. 당시 양자역학의 주요 해석에 회의적이던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God does not play dice.)" 라고 말했고, 보어는 "아인슈타인, 그럼 신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세요.(Stop telling God what to do.)" 라고 받아치며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처럼 새로운 과학 이론의 태동기는 적대적인 갈등으로만 점철된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과학자들은 각자의 생각을 내놓고, 때로는 정면으로 부딪치면서도 더 나은 이해와 발전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활발한 토론의 장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근사한 울림을 안겨준다.

과학자들이 실험과 관찰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평소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특히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을 깊이 들여다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정책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평소 쌓은 관심과 성찰은 선거일 투표용지 위의 선택으로 이어져야 하며, 그렇게 모인 한 표 한 표는 우리 공동체의 내일을 설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다가오는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복지, 교통, 환경 등 여러 분야를 이끌 대표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솔베이의 과학자들이 실험과 관찰의 결과를 나누며 열띤 논쟁을 통해 과학을 발전시켰듯, 사회 현안에 관심을 기울이고 의견을 나누던 우리의 일상이 투표소에서의 현명한 선택으로 이어질 때 우리 사회도, 민주주의도 함께 발전해나갈 것이다.

/박수현 함안군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