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급등락… 찬바람 부는 코스피… “어닝쇼크 경계”

안승진 2024. 10. 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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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20거래일째 삼성전자 매도해
장중 또 ‘5만전자’… 롤러코스터 장세
코스피 10일만 2600선… 변동성 확대
시총도 3분기에만 190조 가까이 감소
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약세장 전망
“美 경제지표 호조·中 경기부양책 불구
코스피 수익률은 글로벌 최하위 기록”
반도체 기업서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8일 실적 가이던스(잠정치)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만전자’를 오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상반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던 기업들과 관련해 3분기엔 어닝 쇼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계한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 수요 둔화에 따라 국내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관계자가 삼성전자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장중 ‘5만전자’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만2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5분 만에 5만9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뉴스1
◆실적 발표 앞두고 삼성전자 급등락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2579.2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1.58% 오른 2610.3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6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열흘 만이다. 외국인이 지난달 27일 이후 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덕분이다. 코스닥도 이날 1.56% 상승한 781.0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체 시총의 1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락 여파로 요동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 시작 5분 만에 5만9500원까지 추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더니 오후 1시35분쯤 급등해 6만1900원을 찍기도 했다. 이후 상승세를 되돌리면서 전날 대비 0.66% 상승한 6만1000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주가가 4% 등락한 셈인데 이날 코스피 변동폭도 1.97%에 달했다.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3분기 실적 잠정치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장중 또다시 6만원대가 깨지다 보니 저가 매수세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극적으로 상승 전환해 5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외국인은 이날도 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31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20거래일째 매도를 지속하며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 메모리(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는 양상을 보이는 데다 D램 가격 하락과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 등으로 실적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맥쿼리는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SK하이닉스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6.20% 상승한 18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폭이 크지만, 단기 반등 기대는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모바일 및 PC 업계의 재고 정상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 메모리 반도체 평균 판매단가 상승폭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증권가 “3분기 실적, 상반기보다 약세”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에도 코스피 기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다소 눈높이를 낮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눈높이가 높아졌지만,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들의 마진 축소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불안감에 국내 주식시장의 시총은 3분기에만 19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기업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가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2720개 종목의 시총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2432조원으로 지난 6월 말 대비 189조원(7.2%) 감소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시총이 10조원 넘게 줄어든 영향이다.

3분기 1924개(70.7%) 종목의 시총이 감소했고 678개(24.9%) 종목만이 늘었다. 118개(4.3%) 종목은 3분기에 신규 상장했거나 시총에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6월 말 486조5372억원에서 9월 말 367조1416억원으로 120조원 가까이 시총이 감소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2조633억원, 기아는 11조7558억원, 현대차는 10조6802억원 각각 줄어들었다.

주요국 증시 대비 코스피 성장세도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 7월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3개월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8.80%, -7.84% 등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7.7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7% 각각 상승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12.44%), 홍콩 항셍지수(+29.81%) 등은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0.28%, 일본 닛케이225는 -3.86%를 기록했지만, 국내 증시보다 낙폭이 작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중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도 코스피는 2600선 회복마저 힘겨웠던 상황”이라며 “8월 이후 수익률은 글로벌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반도체 실적 불안 진정 시 반도체 주도의 분위기 반전이 기대된다”며 “먼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상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자와 관련해서는 “실적 대비 저평가됐거나 낙폭이 과대한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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