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고위급 잇단 회동..일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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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내일(28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합니다.
이렇게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 건, 한국과 일본 모두가 강제동원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정부는 '약식 회담', 일본 정부는 '간담'이라고 발표해, 왜 같은 만남에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건지도 논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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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내일(28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합니다. 21일 미국 뉴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난 지 약 일주일만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한일 고위급 인사 간의 회담이 연이어 성사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9일 미국 뉴욕에서 4번째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5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한국과 달리 일본은 신중"…"가해자-피해자 역전될까 우려"
이렇게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 건, 한국과 일본 모두가 강제동원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정상 약식 회담'입니다. 그날 회담은 테이블이나 국기 게양 같은 격식을 갖추지 않았고, 모두 발언 없이 30분간 약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또, 우리 정부는 '약식 회담', 일본 정부는 '간담'이라고 발표해, 왜 같은 만남에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건지도 논란이 됐습니다.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은 이 회담 관련 논란이 지금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우리 정부의 노력이 외교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결국 일본의 반응이 중요한데, 일본은 국내 여론과 집권당 내 권력 구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노력에 호응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서둘러 움직이는 상황 속에 '미스매치'가 있고, 그게 바로 한일 정상회담조차도 꼬이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외교적인 성과만을 위해 섣부르게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국내적인 입장에서 볼 때, 지금 가해자와 피해자가 역전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아 우려된다"며 "위안부와 강제동원 모두 일본이 가해자이고 한국이 피해자인데, 성급하게 접근하다 보니 오히려 일본이 숙제를 내고 우리가 숙제를 풀어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일 간 대화 물꼬 트여"…강제동원 해법은 언제쯤?
물론, 고위급 회담이 자주 이어지는 건 한일 간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고위급 대화가 이어지는 건 현안들이 해결의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관계 개선의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일 정상 약식 회담 논란은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이 교수는 " 일본은 정상회담의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이 발표하니까 할 수 없이 끌려간 느낌으로 받아들여서 생긴 약간의 에피소드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이 교수는 "지금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에 어느 정도 일본도 이해를 하는 것 같다"며 "다만, 한국에서 어떤 해결책이 나온 이후, 후속조치에 일관성이 없었던 경우가 있어 일본이 불신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교부가 주도한 민관협의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의였던 4차 회의가 열린 지 20일이 넘었습니다.
그 뒤, 정부에서 내놓은 뚜렷한 해결 방안은 아직 없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오늘(27일) "더 확장된 형태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그 과정에서 우리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소통, 협의하는 외교적 노력도 계속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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