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전면전 이후…대통령실 도어스테핑 공간에 가벽설치 ‘논란’
논란 커지자 “2일 외빈 무단촬영 때문”
MBC-비서관 충돌에 “심각하게 본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당시 문화방송(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말다툼을 벌인 직후의 조치라 소통을 차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지금 1층 공간이 기자 여러분께 완전하게 오픈돼있고, 그러다보니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통상 대통령이 1층 정문으로 들어오면 넓은 공간이 있었고, 이 곳에서 윤 대통령과 기자들의 ‘도어스테핑’이 진행돼 왔다.
기자들이 이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분증 제시 등이 필요하지만 투명한 낮은 유리문을 경호에서 열고 닫으며 출입할 수 있는 손쉬운 구조였다. 그러나 이 공간을 아예 두꺼운 나무로 바닥부터 천정까지 모두 막으면서 기자들은 아예 출입문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를 둘러싸고 윤 대통령이 인수위 때부터 내세웠던 ‘용산 대통령실 시대’ 개막을 통한 소통 활성화 등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기자실이 대통령 집무실(2층)과 바로 맞닿은 1층임을 강조해왔다. 언제든지 만나 대화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최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직원과의 마찰이 불거진 직후 공교롭게도 가벽으로 막히게 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MBC 기자와 비서관의 다툼이 이번 가벽 설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변인실은 “지난 11월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 외빈과의 사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외교가의 문제 제기도 있었다”면서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함을 밝혀드린다”고 추가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주 금요일(18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MBC와의 충돌이 이후 도어스테핑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거나 폐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아직까지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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