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대 분양 아파트가 어느새 넘어선 가격

소형 아파트 평균 분양가 평당 2000만원 돌파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오고 있다. 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 상황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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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 1년 동안 24% 오르며 사상 처음 3.3㎡(1평)당 3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원으로 2021년(2798만원)에 비해 676만원(24.2%) 올랐다. 2018년(29.8%)과 2012년(25.4%)에 이어 역대 셋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3000만원을 돌파했다. 2002년(926만원)과 비교하면 20년 사이 분양가는 거의 네 배로 뛰었다.

서울 뿐 아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평균 분양가(1521만원)보다 11.7% 오른 것이다.

특히 무주택 서민과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는 사상 처음 3.3㎡(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다. 3.3㎡당 2349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1938만원)보다 21.2%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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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5월 분양한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전용면적 49.8㎡ B형 분양가가 5억4440만~5억9550만원으로, 3.3㎡당 2630만~2880만원에 달했다. 지난 3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 59.9㎡ B형은 분양가가 5억8200만~8억180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2240만~3149만원에 달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공사비 등 건축원가에 사업자의 이익을 더해서 결정한다. 2018년에는 주택 경기 호황으로 사업자들이 이익을 많이 취하면서 분양가가 급등한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엔 주택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축원가가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도 오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서울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11.2% 올랐고, 건설공사비지수도 13.9%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전용 60㎡ 이하의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분양가가 뛴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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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자재 값과 금리가 2~3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 데다,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하곤 분양가 상한제가 사라졌기 때문에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분양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고분양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최근 주춤하던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며 “분양가가 낮고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수요자들은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올해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면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분양가 경쟁력을 따지는 것은 물론, 단위면적당 분양가 수준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됐는지 여부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