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통일 왜 해요?" 김정은 "두 국가"…그렇다고 통일 포기해?

안채원 기자, 김인한 기자 2024. 10.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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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남북한을 통일해야 할 한 민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로 헌법에 못 박기 위한 수순이다.

정부 관계자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북한이 7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조항 삭제 등 헌법 개정에 대한 토의를 할 것"이라며 "이번 토의를 거쳐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적대적 두 국가'를 명시하는) 헌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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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MT리포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①
[편집자주] 헌법 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우리와 '적대적 두 국가' 관계임을 천명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통일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20대 절반 가까이가 "통일할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통일의 꿈을 접어선 안 되는 이유는 뭘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김정은 동지께서 9월 30일 국제축구연맹 2024년 20살 미만 여자월드컵 경기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과 감독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만나주시었다"라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북한이 오는 7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에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남북한을 통일해야 할 한 민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로 헌법에 못 박기 위한 수순이다.

국내에서도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통일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통일을 의무처럼 강요하는 종전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 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북한이 7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 조항 삭제 등 헌법 개정에 대한 토의를 할 것"이라며 "이번 토의를 거쳐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적대적 두 국가'를 명시하는) 헌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통일하지 말자"며 통일 포기론을 주장하자 상당수 청년층이 호응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통일의식조사 2024'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2.9%로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1991년 이후 출생한 30대 중반 이하 세대에서는 46.5%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통일연구원이 2020~2024년 실시한 통일 필요성 여론조사 결과.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청년들이 통일에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다.

통일이 현실화할 경우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남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희생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한의 1인당 소득 격차는 약 30배였다. 독일의 경우 통일 당시 동독과 서독의 1인당 소득 격차는 3~4배 정도에 불과했는데도 통일 후 작지 않은 후유증을 겪었다.

그러나 청년 세대가 통일에 대해 부정적이라고만 볼 수만은 없다. 머니투데이가 심층 인터뷰한 20대 남녀 6명 모두 '우리나라가 북한과 통일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통일은 꼭 하지 않다도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통일을 포기한다면 현재의 북한 영토가 중국에 흡수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포기할 수 있나'라고 질문했을 땐 6명 중 5명이 "그렇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모순적 인식에 대해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고 진단했다. 3년 간의 대규모 전쟁을 70년 넘게 '6·25'란 날짜로 부르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전투면 몰라도 큰 전쟁을 부를 때는 날짜를 붙이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전쟁 상대였던 북한을 다른 국가로 볼 것인지, 국가 내 반란세력으로 볼 것인지부터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일시 단기적으론 경제적 부담이 없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론 경제적 효과가 상상 이상일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한이 통일을 할 경우 저출생·고령화·저성장 등 현재 한국이 직면한 여러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24 코리안드림 통일실천대행진에서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 사진=뉴스1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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