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스쿠터의 대중화를 열다, 키웨이 XDV250i
요즘 스쿠터 시장에서 가장 인기 좋은 장르를 꼽으라면 아마도 어드벤처 스타일의 모델들을 꼽을 수 있는데, 혼다에서 X-ADV를 선보인 이후로 지금은 하나의 장르처럼 시장이 만들어져 비슷한 스타일의 모델들이 이제는 꽤나 많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스쿠터를 많이 만드는 제조사들은 이제 어드벤처 스타일의 모델들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번 시승의 주인공인 키웨이의 XDV250i도 바로 그 중 하나다.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대체 왜 타는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걸 타고 오프로드에 갈 것도 아니고 자고로 스쿠터란 작고 타기 쉽고 부담 없고 저렴하고 그런 맛에 타는 건데 이건 크기도 너무 크고 애매하다는 것이다, 산에서 탈 것이면 본격적으로 오프로드 모델을 타는 것이 더 낫고 스쿠터를 타려면 좀 더 작고 부담 없는 모델이 낫지 않나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자동차 시장에 온로드형 SU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딱 반응이 이랬다. SUV란 자고로 거칠고 험한 곳을 가는 것이니, 프레임바디를 기반으로 만드는 것이 당연하고 험난한 임도를 돌파할 수 있는 서스펜션과 타이어 등이 무조건 기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온로드 SUV라는 것은 아마도 조금은 애매한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지프나 랜드로버조차도 공식적으로 자신들의 고객들 중에 제대로 된 오프로드를 즐기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은 편이라고 말하면서 온로드 기반의 SUV를 만들고 있다. 이유는 하나인데 승용차 대비 SUV의 효율성이 좋기 때문이다. 타고 내리기 편하고 지상고도 적당히 높아서 조금 험한 길이 나타나도 걱정을 덜 해도 되고, 짐도 많이 실을 수 있고 운전도 편하고 이렇게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세단에서 SUV로 넘어갔다고 말해도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드벤처 스타일 스쿠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자동차 얘기를 꺼내서 조금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가 등장한 이후 언젠가는 일반 스쿠터의 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 샌가 세단의 자리를 차지해버린 도심형 SUV처럼 말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타보지 않아서 그렇지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한 번 타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시 일반적인 스쿠터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반 스쿠터와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둘 다 타봤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고를 것이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XDV250i의 디자인은 전면부에서 보면 미래지향적인 프론트 뷰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살짝 건담 같아 보이기도 하고 조금은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XDV250i의 프론트 디자인은 생각보다 매우 잘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모습보다는 실물이 좀 더 잘생겨 보이는 스타일이고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존재감이 없지도 않은 수준이다. 캐릭터도 생각보다 분명해 보여 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컬러별로 약간 다른 느낌을 전해주긴 하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컬러는 그레이다. 일반적인 그레이는 아니고 살짝 세련된 느낌을 전해주는 그레이 컬러이며 데칼도 과하지 않고 적당히 들어가 잘 어울린다.
옆면을 보면 라인이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긴 한다. 무게중심은 조금 높아 보이는 디자인인데 그렇다고 막 껑충한 수준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은 잘 나온 것 같아 보인다. 키웨이의 모델들이 생각보다 디자인이 나쁘지 않은데 그래도 나름 키웨이가 볼보나 폴스타 같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속한 지리그룹 소속이라서 디자인 같은 부분에 투자를 인색하게 하고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최근 경험한 키웨이 모델들은 아 못생겨서 못타겠다 그런 모델들은 없었는데 전반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 없다. 전반적으로 모나지 않은 호감형 모델들이 많은데 이 모델도 마찬가지다.
리어쪽 디자인은 조금 짧은 편이다. 형상으로 봤을 때 조금 더 길게 빼서 시트도 뒷자리의 자리를 좀 더 넓게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짧게 하면서 스포티한 느낌이 강한 느낌이다. 덕분에 딱 봤을 때 운동성능도 좋아 보이고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밸런스도 나쁘지 않고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다. 이 정도라면 꽤 잘 빠졌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물론 디자인이란 요소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부분일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 디자인이라면 현재 시장에서 판매 중인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들 중에서는 어디 가서 빠지지는 않는 스타일로 보인다.
정확한 차량의 크기는 전장이 1930mm, 전폭이 780mm, 전고가 1130mm, 시트고는 800mm 무게는 139kg이다. 250cc 배기량의 어드벤처 스타일 스쿠터라면 무난한 정도로 보인다. 디자인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튜브리스 스포크 휠과 안개등이 카울 안에 내장되어 있어 깔끔하게 마무리 된 부분이다. 서스펜션이나 휠 같은 부분에서 금색으로 포인트를 줘서 심심하지 않게 신경을 썼고 시트의 모양이나 윈드스크린의 사이즈, 모양 등도 모두 다 무난하게 잘 디자인 돼서 마음에 든다.
타보기 전에 디자인만 보면 엄청나게 공격적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느낌인데 이게 또 시동을 걸고 타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공격적이지는 않다. 미친 듯이 튀어나가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탈만한 수준은 충분하다. 일단 주행성능은 배기량 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250cc 배기량이라 한계가 좀 있기는 해도 저속에서 토크가 좀 넉넉하다는 것인데, 아마도 125cc 배기량에 익숙한 라이더라면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는 된다.
시승하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 정도라면 재미있게 장거리까지 욕심을 내도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시내에서 타기에는 충분한 수준이고 토크가 좋아서 언덕길에서 등판능력도 좋고 신호가 걸려있는 도로에서도 남들 등 쳐다보면서 답답하게 달리지 않아도 된다. 최고 속도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최고속도는 120km/h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내리막이나 공기 저항이 적은 곳에서 쥐어짜면 좀 더 나올 수 있겠지만 120km/h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이 모델은 슈퍼스포츠처럼 빠르게 달리려고 타는 모델이 아니니까 말이다.
차체의 크기가 그래도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가 아닌 모델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좀 큰 편인데 무게는 139kg으로 생각보다는 가볍다. 그래서 나가는 것이 더디거나 굼뜨지는 않다. 부담 없이 재미있게 탈만한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다른 느낌으로 표현을 좀 해보자면 어딘가로 자꾸 가고 싶은 느낌이랄까? 타는 것이 충분히 재미가 있다. 어렵지 않고 불편하지도 않다. 생긴 것과는 좀 다르게 직접 타보면 생각보다 무게 중심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데 디자인은 좀 높아보여서 코너 같은 곳에서 좀 휘청할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 않다. 타보면 무게중심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좀 의외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편하다.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자전거든 간에 생긴 것이 공격적으로 예쁘고 멋지게 생기면 생각보다 편하지 않고 불편한데 대표적으로 슈퍼카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디자인은 그렇게 편하지 않게 생겼는데 승차감은 생각보다 편하다. 시트도 불편하지 않고 주행 느낌은 편했다. 장거리도 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표현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영향이 좀 있다. 불편한 것을 타고 장거리를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윈드스크린도 수동식으로 총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서 높이를 바꿔가면서 타면 편하다. 물론 전동식으로 하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가격을 높이는 요소니까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수동을 선택한 것은 이해가 된다.
파워트레인에는 244.3cc 수랭 단기통의 쿼사 엔진이 장착됐다. 스쿠터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엔진 이름일텐데 바로 이 쿼사 엔진이 장착 됐다. 베스파나 피아지오 쪽의 모델을 타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 같은데 바로 이 쿼사 엔진이 장착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품 수급이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유리한 부분들이 많다고 한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모델들이 많다 보니까 부품 구하기도 아무래도 유리하고 호환되는 부품도 많고 하니까 유지보수 하는데 걱정을 덜 해도 될 것 같긴 하다.
수랭 단기통 엔진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진동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쿼사 엔진이 워낙 많은 모델들에 널리 사용되고 하다 보니까 기계적인 성능에 대해서는 이미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은 터라 내구성이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최고출력은 대략 8000rpm에서 21.2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6250rpm에서 21.0Nm를 내니까 무난한 수준이다. 이 정도 차체를 움직이는데 이 정도 심장이면 충분히 효율적인 선택이다.
같은 브랜드에 XDV300도 있긴 한데 XDV250이 메리트가 있어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보험료다. 기계적인 성능에 아무래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긴 한데 보험료의 차이가 좀 난다. XDV250i에 장착된 엔진의 정확한 배기량은 244.3cc이다. 우리나라 이륜차 보험 체계의 특성상 244.3cc의 보험료는 아이러니하게도 125cc급 모델들하고 동일하다. 하지만 300cc급 모델들은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 처음에는 모르겠지만 체감하면 할수록 보험료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사실 이런 차이들이 250cc급 모델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배달처럼 상용으로 사용 하는 라이더들은 유지비나 관리비용에 워낙 민감하기도 하니까 아무래도 300cc급 보다는 250cc급 모델들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 정도 성능을 가진 모델을 시승하고 있으면 조금 욕심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시승하면서 자꾸 외곽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타보면 딱 요 정도 모델들이 그런 애매한 느낌을 준다. 시내에서 만나는 언덕길이나 그런 여러 가지 코스들은 무난하게 다 소화를 한다. 그래서 자꾸 외곽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것인데, 막상 또 외곽으로 나가보면 이 모델보다 훨씬 더 크고 좋은 투어러 모델들이 많으니까 나가봐야 별 수 없기도 하고 그걸 잘 알고 있기도 한데 타다 보면 외곽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이럴 때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참 간사하다는 것을 느낀다.
승차감은 기대했던 것 보다 좋았다. 앞뒤로 서스펜션 시장에서 나름 성능으로 인정받는 KYB 제품을 장착해서 그런지 주행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프론트에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 리어에 가스식 쇼크 업소버를 양쪽으로 장착해 웬만한 노면의 충격이나 과속방지턱 같은 것을 만나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는 그런 걱정은 없다. 덕분에 승차감은 괜찮은 편이다. 서스펜션과 관련해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이 모델은 오프로드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 스쿠터와 비교했을 때 조금 험난한 도로를 좀 더 안정적으로 걱정을 덜 하면서 달릴 수 있다는 뜻이지 막 험난한 본격적인 오프로드로 들어가고 그럴 수 있는 모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능을 강조하겠다고 험지나 오프로드 느낌이 나는 곳에 들어가 시승을 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도 있기는 한데 괜히 그랬다가 시승기를 보고 오프로드 갔다가 차 다 망가지고 고생하고 다치고 했다고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스쿠터 모델이고 험난한이 아니라 좀 더 거친 노면을 달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인트로에서 도심형 SUV 얘기를 한 것처럼 현대차도 투싼, 싼타페, 펠리세이드로 험난한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데,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제동성능은 앞 뒤 모두 디스크브레이크에 2채널 ABS 방식이라서 무난하다. 일단 이 정도 차체에 이 정도 제동성능이면 부족하지는 않은 구성인데 브렘보 산하 브랜드로 잘 알려진 J.후안의 캘리퍼를 장착했다는 것이 나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휠은 앞뒤 모두 13인치고 타이어 사이즈는 앞 110/70, 뒤 130/70인데 튜브리스 스포크 휠이 보면 볼수록 참 마음에 든다.
시트도 장시간 달리기에 부족함 없이 편하고 쿠션감이나 승차감도 나쁘지 않은데 라이딩포지션이 편하다는 것도 칭찬할 만하다. 아무래도 공간이 좀 넉넉한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다 보니까 키가 크던 작던 다리 포지션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데, 이런 부분은 아무래도 작은 스쿠터 대비 충분한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크기가 있다 보니까 시트 하단에 수납공간 크기가 26L나 되는 것도 큰 사이즈의 헬멧도 다 넉넉하게 들어가니까 여유롭고 좋다.
핸들은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답게 중앙에 바가 노출된 형태인데 한눈에 봐도 오프로 기분도 나고 강해 보이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사용자의 필요나 따라서 휴대폰 거치대나 액션캠이라던지 다양한 장비들을 거치하거나 하는데 상당히 편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계기판 좌측에 12V 소켓이 있어 전원을 연결하기도 편리하다. 계기판은 풀컬러 LCD 방식이라서 시인성이 매우 좋고 좀 화려해 보이지만 다양한 정보들을 라이더에게 보기 쉽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가 세상에 나온 지 이제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하나의 장르처럼 시장이 만들어져 많은 제조사들이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내놓고 있다. 그 동안 소비자들에게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모델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나름 고가의 모델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인데,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가 빠르게 대중화가 되려면 고가 모델과 더불어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은 저렴한 가격의 모델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들이 존재하는 일반 스쿠터 시장처럼 말이다. 이번에 소개한 키웨이 XDV250i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중요한 모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타 보니 나름 성능도 괜찮고 탈만한데 가격도 599만원으로 충분히 괜찮기 때문이다.
키웨이 수입사인 한국모터스에서 2년/2만 km 동안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사후처리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내에 수입된 키웨이 모델들을 거의 다 경험해 봤는데 최근에 나오는 키웨이 모델들의 경쟁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XDV250i 역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를 구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 될 것 같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이 가격에 이 정도 스타일에 이만한 성능이라면 충분히 고민해 볼만한 모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