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해달라”… 집단행동 나선 신길AK 도생 계약자들

김송이 기자 2022. 11.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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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청약 경쟁률이 100대1을 훌쩍 넘었던 한 도시형생활주택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 계약서에도 "을은 자신의 사정으로 인한 경우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중도금 1회라도 납부하거나 '갑'이 계약이행에 착수한 후에는 '갑'이 인정한 경우에 한한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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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청약 경쟁률이 100대1을 훌쩍 넘었던 한 도시형생활주택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 도시형생활주택은 작년 말 청약 당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던 곳인데, 불과 1년 만에 처지가 달라진 것이다.

신길 AK 푸르지오 조감도 / 대우건설

22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 수분양자 수 십명은 시행사인 대한토지신탁과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분양 계약을 해지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 계약자들 70여 명은 지난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계약 해지 동의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계약 해지 동의서에는 “신길 AK 푸르지오 계약자로서 아래 내용에 동의합니다”라며 “아래 요구 사항을 선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자들은 ‘계약해지’를 감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이 계약 유지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기존 계약자들에게 분양가를 20% 인하하라는 것과 중도금 대출 무이자 또는 이에 상응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지원해달라는 것, 현재 계약률을 공개하고 설명회를 진행해달라는 것 등이다. 계약자들은 지난 14일에는 같은 내용을 담은 내용 증명을 시공사와 시행사 측에 송부했다.

신길 AK 푸르지오는 지하5층~지상24층, 5개동, 오피스텔 96실과 도시형생활주택 286가구(공공임대주택 10가구 제외) 등으로 이뤄졌다. 작년 11월 청약 당시 청약 신청자들이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당시 도시형 생활주택 평균 청약 경쟁률은 44.64대 1, 최고 청약 경쟁률은 129대 1이었다.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평균 경쟁률이 1312대 1에 달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사람들이 1년 만에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이유는 높은 중도금 대출 금리다. 시행사는 지난 7월 금리 4.7%로 중도금 대출 실행 자서를 진행하다 돌연 일정을 연기했다. 이후 지난 10월 금리 6.987%로 자서를 다시 진행한다고 계약자들에게 통보했다. 계약자들은 시행사의 일방적인 대출 연기로 금리가 2%포인트(P) 이상 높아진 점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한 계약자는 “대출이 연기된 이유도 모른 채 7% 육박하는 금리로 중도금 대출을 받게 됐다”면서 “중도금 대출 기한이 12~14일이고, 오는 30일이 중도금 납부 약정일인데 수 차례 계약해지 의사를 밝혔음에도 시공사와 시행사의 묵묵부답으로 연체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이 최근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수도권 여러 단지에서 할인 분양을 하는 점도 계약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현재 서울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 구로구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파주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등이 최초 분양가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할인 분양을 하고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는 8억4430만~8억9970만원이었다.

중도금 납부 전 계약해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계약금만 납부한 상태라면 민법 565조에 따라 해당 금액을 포기하고 해지할 수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 계약서에도 “을은 자신의 사정으로 인한 경우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중도금 1회라도 납부하거나 ‘갑’이 계약이행에 착수한 후에는 ‘갑’이 인정한 경우에 한한다”고 적혀 있다.

신길 AK 푸르지오 측은 계약자들과 원만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초 중도금 대출 신청이 연기됐던 것은 맞는다”면서 “지난 주부터 계약자들에게 계약 해지에 대한 안내를 시작했다. 원만하게 협의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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