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팔아 3.2㎞ ‘태극기 띠’ 설치… 한국 축구 응원하는 방글라 부부
방글라데시의 한 부부가 반샤람푸르 마을과 이웃 마을을 잇는 다리에 3.2㎞의 ‘태극기 띠’를 설치한 사연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한국에서 15년 동안 일한 화학자 아부 코시르(45)와 아내 사비나(34)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5000달러(약 677만원)를 들여 태극기를 구입하고, 3.2㎞ 길이로 이어붙였다.
사비나는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 축구를 응원하고자 다리 위에 태극기를 이어붙이는 방법을 택했다”며 “우리는 한국을 응원하고, 그들의 승리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비나는 한국에 가본 적이 없지만 15년 동안 한국에서 일한 남편 코시르에게 한국의 문화, 사회규범, 여러 환경 등에 관해 전해 들었다. 그는 “남편이 전한 한국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며 “한국은 내가 가장 방문하고 싶은 나라”라고 했다.
코시르는 한국에서 중고 전화기 등 소비재의 부품을 긁어낸 뒤 녹여 금을 추출하는 작업을 했다.
AFP는 “코시르는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을 할 만큼 자금을 모았다”며 “그는 현재 보석 사업을 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서는 중산층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코시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한국에서 봤다. 당시 그는 거리를 물들인 붉은 물결에 감명받았다.
태극기 띠를 만드는 데 거액을 들였지만, 코시르는 한국 대표팀의 승패에는 집착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모든 경기에는 승패가 있다. 나는 그저 한국을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한국이 패하더라도, 나는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웃 주민은 “부부가 한국을 향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너무 많은 돈을 썼다. 정말 미친 짓”이라며 “그래도 다리 위에 이어진 태극기 띠를 보고자 많은 사람이 우리 마을에 온다”고 했다.
AFP는 “코시르는 3.2㎞의 태극기 띠를 제작하고자 망고 농장을 팔았다. 재단사가 태극기 띠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주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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