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개포동 재건축 단지, 분양권 거래 서막 열렸다
[편집자주]수도권 최대 10년, 비수도권 최대 4년까지 빗장이 잠겼던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3월 각각 3년과 1년으로 완화된다. 광역시가 아닌 지방의 전매제한은 아예 없어진다. 분양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의 중도금 대출도 가능해졌다. 분양권을 살 수 있도록 자금 창구마저 열어주겠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정부 조치는 일부 거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아래로 가격이 빠진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기사 게재 순서
(1) "분양가보다 싸다" 3월 전매제한 완화에 분양권 거래 늘 듯
(2) [르포] 개포동 재건축 단지, 분양권 거래 서막 열렸다
(3) [르포] "눈물의 손절"… 인천 분양권 잇단 '마피 거래'
서울 강남 개포동 일대가 최근 분양권 거래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강남 최남단이자 판자촌 '구룡마을'이 있는 개포동은 사교육 메카인 대치동의 학원가를 다닐 수 있는 거리여서 신흥 학군지로 급부상했다. 특히 1981년 현대건설이 시공한 개포주공아파트 1~9단지 가운데 1~4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래미안 블레스티지 ▲디에이치 아너힐즈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등으로 거듭났다. 조만간 5~7단지도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단지 역시 대형 시공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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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8일 부분준공인가를 받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는 2019년 12월27일 착공해 2022년 12월27일 이후 3년 이상 보유한 조합원의 지위와 입주권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전에도 5년 거주 10년 보유분은 거래가 이뤄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 1월7일부터 9일까지 입주자 사전점검을 진행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84㎡(이하 전용면적) 입주권 거래금액이 2021년 28억2000만~29억5000만원에서 2022년 20억원으로 8억~9억원가량 떨어졌다. 다만 올들어 대출 규제 완화 영향으로 거래가격이 다시 오르기도 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893만원으로 84㎡가 15억7300만원대였다.
해당 단지는 상가 보상 소송으로 지난 3월10일 강남구청의 입주중지 이행명령이 떨어져 초유의 입주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올해 조합원 입주권이 20억원, 24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입주중지 이슈가 있기 전이었고 현재 매매는 물론 전세조차 중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판단에 따라 선량한 피해자가 우려되는 입주중지는 해제됐지만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할 수도 있어 거래 중개 자체가 '공인중개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입주권·분양권 거래는 앞으로 중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중단 사태는 2017년 시작된 조합과 단지 내 경기유치원의 보상 문제에서 비롯됐다. 유치원 측은 2020년 조합과 강남구청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쟁점은 유치원이 기존에 보유했던 단독 필지를 재건축 과정에 공유부지로 변경, 이에 대한 유치원의 사전 인지와 동의 여부다. 1심 재판부는 유치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전체 3375가구 가운데 10~15일 이사를 예약한 가구가 호텔 등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이사 차량 위약금과 자녀 결석, 임대차 분쟁 등 금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조합 측은 밝혔다.
경기유치원은 당초 조합을 상대로 단독 필지 분할을 요청하는 소송을 냈으나 아파트 준공이 끝난 상황이어서 불가한 상태가 됐다. 이 때문에 200억원대 금전 보상이 청구됐고 조합은 재건축 과정에 유치원이 건축비 등 분담금을 내지 않은 점과 교구 무상 제공을 이유로 들어 보상 협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보상금 이슈가 아닌 사업시행계획 자체가 잘못됐다는 판결이이어서 소유권이전등기가 불가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에 금전 보상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현재 시점에선 보상 금액이 아닌 재산권 침해로 준공 인가를 취소해달라는 요구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2017년 8월 사용승인(준공) 된 '서울역 센트럴 자이'는 조합 횡령 등으로 분양무효소송이 진행돼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증가하고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발생, 준공 4년여 만인 2021년 11월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됐다. 이전까지 소유주들은 주택담보대출과 매매 등 재산권 행사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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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가 3.3㎡당 평균 4750만원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96㎡ 입주권은 지난해 3월29일 33억1184만원(15층)에 거래됐다. 1년 만인 올 2월2일엔 30억238만원(32층)으로 3억원 넘게 하락했다. 현재 동일 면적 매물이 호가 34억원(추가분담금 포함)에 거래 의뢰된 상태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6702가구로 개포주공 재건축 최대 사업지다. 2018년 4월6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획득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이 아니어서 세금 리스크도 낮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입주권 거래는 전체의 0.1%가 안되는 수준이어서 향방을 가늠할 수는 없겠다"면서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는 입주 1년 후쯤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거래 성사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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