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부품 기업 성호전자가 광통신 장비 기업 에이디에스테크(ADS테크)를 인수했다. 회사는 주가 급등 속 가치가 상승한 메자닌을 인수 자금으로 활용했다.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의 메자닌 확보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은 주가 하방 요인으로 거론된다.
레버리지 적극 활용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최근 SPC '어매이징홀딩스' 우선주 32만주를 658억원에 양수했다. 이에 따라 성호전자의 어매이징홀딩스 지분율은 100%로 상승하며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어매이징홀딩스는 지난 2월 ADS테크 지분 87.50%(35만주)를 2800억원에 인수한 법인이다. 성호전자는 직접 인수 대신 SPC를 설립해 인수 주체로 내세웠다. 18회차 CB 500억원, 19회차 BW 300억원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고, 이 중 700억원을 SPC에 출자했다.
ADS테크는 광통신 장비,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527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9.4%로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2024년에도 매출 636억원, 영업이익 253억을 기록했다.
성호전자는 지난해 12월 ADS테크 지분 87.5%를 직접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1월 어매이징홀딩스에 매수자 지위를 이전했다. 이 같은 구조는 재무 부담과 지분 희석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직접 인수 시 부채가 개별 재무제표에 반영되지만, SPC 구조를 활용하면 성호전자 오너는 지분 희석 없이 FI를 유치할 수 있다.
나머지 2100억원은 인수금융과 FI 자금으로 충당됐다. 참여 FI는 수호에쿼티, 제니스글로벌파트너스, 성일글로벌이다. FI들은 640억원을 SPC에 투자해 우선주 32만주를 취득했다. 수호에쿼티, 제니스글로벌, 성일글로벌이 각각 396억원, 194억원, 50억원을 투입해 19만7890주, 9만7110주, 2만5000주를 확보했다.
이후 성호전자는 해당 우선주를 전량 양수하며 SPC 의사결정권을 단독으로 확보했다. 완전자회사화를 통해 향후 ADS테크와의 합병이나 구조 개편 시 소수주주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잔금 지급 방식이다. 성호전자는 658억원 규모의 양수 대금을 현금이 아닌 14회차 BW로 지급했다. 해당 BW의 권면금액은 27억원이지만, 주가 상승에 따라 공정가치는 658억원으로 평가됐다.
성호전자 주가는 1년여 만에 1000원대에서 5만원대로 4800% 이상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메자닌에 내재된 주식 전환 권리 가치가 급격히 커졌다. 이에 별도기준 비유동 파생상품자산은 지난해 868억원으로 계상됐고, 이익잉여금은 2024년 말 556억원에서 지난해 말 1321억원으로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성호전자는 장부상 평가이익이 반영된 메자닌을 활용해 수백억원 규모의 잔금을 상계했다. 주가 상승 → 파생상품 가치 증가 → 자본 확충 → 인수·합병(M&A) 재원 활용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거래에 반영된 셈이다.
거래 이후 지배구조 재편도 이어졌다. 송광열 수호에쿼티 대표 측은 407억원 규모의 성호전자 BW를 보유하게 됐다. 향후 신주인수권 행사 시 주요 주주로 전환될 수 있다. 송 대표가 ADS테크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이해관계 일치를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오버행 부담…콜옵션 제한적

다만 시장에서는 오버행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해당 BW의 행사가액은 1659원으로 160만주 가량의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7092만2823주)의 2.2% 수준이다.
20일 종가 기준 주가가 5만2300원으로 행사가 대비 30배 이상 높은 만큼, 투자자의 차익 실현 유인이 높은 구간이다. 우호적 투자자라도 장기 보유 확약이 없는 경우 매물로 출회될 수 있는 시점이다.
여기에 약 503만주의 신주 발행이 가능한 83억원 규모의 잔여 14회차 BW도 남아 있다. 해당 물량까지 반영하면 9% 수준의 잠재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 다만 83억원의 BW 물량은 회사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해 확보한 만큼, 당장 출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인수를 위해 발행된 메자닌도 부담 요인이다. 18회차 CB와 19회차 BW의 표면·만기이자율은 0%이며, 전환·행사가액은 2895원이다. 현재 주가 대비 매력적인 수준이다. 전환 가능 물량은 각각 1727만1157주(19.58%), 1036만2694주(12.75%)에 달한다.
해당 물량에 대한 콜옵션 조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자가 권리 행사를 선택할 경우 이를 제어할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발행주식의 30% 이상이 잠재 희석 구간에 놓여 있는 셈이다. 권리 행사는 내년 1월부터 가능하다.
본업 수익성 둔화도 부담이다. 성호전자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8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억원에 그쳤다. 2023년 매출 1559억원, 영업이익 264억원과 비교하면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축소됐다.
현금 여력도 제한적이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9억원으로 전년(155억원) 대비 18.2% 수준이다. 영업·재무활동에서 각각 208억원, 405억원이 유입됐지만 투자활동에서 740억원이 유출됐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메자닌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단기적으로는 1659원 수준의 14회차 BW가, 중장기적으로는 2895원 수준의 CB·BW 물량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성호전자 관계자는 FI의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과 오버행 우려에 대해 "담당자가 바뀌어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회사 업무 차 출장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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