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 엇갈린 시선…외국인 “매력적”·자국민 “기피”

“너무 좋은데 너무 비싸서 또 올지는 모르겠다”…외국인도 혀 내두른 제주도 물가
ⓒ르데스크

한 접시에 5만원이나 하는 해산물 접시와 같이 터무니없이 비싼 요금 등으로 국내 관광객들에게 제주도가 외면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서핑도 할 수 있고, 자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화산섬이라는 이유로 한국 여행 왔을 때 방문할만한 이색적인 관광지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습이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를 방문한 국내 관광객 수는 1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9% 급증해 18만2000명이 입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관광객들은 바가지 물가와 더불어 엔데믹 선언 이후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되다 보니 해외로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코로나 규제가 크게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항공 노선 확장과 크루즈 좌석이 증가하면서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에서 제주공항을 찾은 방문객은 112만5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배가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 출발한 곳을 살펴 보면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이 약 40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대만 타오위안 공항, 중국 항저우 샤오산 공항이 뒤를 이었다.

엔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바가지요금 논란도 한 몫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비계 삼겹살 논란에 이어 여름 휴가철에는 해수욕장에서 평상을 빌렸는데 제휴 업체가 아니면 평상에서 먹을 수 없다는 이른바 ‘평상 갑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석채현 씨(26·여)는 “최근 제주도를 갈 때마다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 바가지요금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굳이 제주도를 여행갈 필요가 있을까 싶고, 제주도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우리가 해외여행에서 하는 생각과 비슷할 게 생각할 것 같다”며 “이들은 비싸더라도 ‘멀리 한국까지 왔는데 여행 중 이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싸더라도 여행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일 것 같다”고 말했다.

▲ 외국인들에게 제주도는 이색적인 풍경이 가득한 곳으로 손꼽히며 한국 여행 중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주도 곽지해수욕장의 모습. ⓒ르데스크

실제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제주도를 방문했던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본인의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제주도의 모습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한국 내에서도 이색적인 풍경이 가득한 점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던 것과 비슷하다.

알렉 씨(34·남·싱가포르)는 “서울은 여러 번 방문해서 이번 여행 일정에 처음으로 제주도를 포함시켰다”며 “SNS에서 보니 제주도는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 가득하다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제주도는 깨끗한 자연·독특한 자연 지형 등이 유명하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 번은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내국인 관광객에게 제주도는 바가지요금과 같은 불만 사항이 끊이지 않으며 인기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지 못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밝히자 알렉 씨는 “한국 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방문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좀 의외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없어진 관광지에 시간을 들여 가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고 밝힌 모나 씨(26·여·카타르)는 “카타르 사람들에게 바다가 가까이 있는 제주도는 특별한 곳”이라며 “하지만 생각보다 비싼 제주도 물가에 많이 놀랐고 특히 먹거리 요금이 많이 비싸다고 느껴 다음에 또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주도가 과거 인기 있던 여행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관광객에게 제주도가 매력적인 관광지로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들게 되는 것은 한순간일 것”이라며 “제주도가 다시 인기 있는 여행지로 부흥하길 원한다면 지금보다도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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