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메뉴라더니…이것이 대기업 복지?
[앵커]
한 대기업 구내식당에서 특식이라고 내면서 세계 곳곳 맛집을 선정하는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음식점의 메뉴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해당 음식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원동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산둥성에서 직접 전수 받은 레시피, SK하이닉스의 구내 식당 메뉴 소개입니다.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유명 맛집 메뉴를 특식으로 준다는 소식에 직원들도 길게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맛이 달랐습니다.
[SK하이닉스 직원/음성변조 : "'괜찮다', '생각보다 나쁘다' 확실히 나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해당 음식점에 물어보니, 특식 제공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홍용주/우육면 식당 사장 : "제휴한 것처럼 이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홍보하는 내용이더라고요. 저희와 아무런 협의가 없었는데..."]
비슷한 메뉴를 내놓으면서 유명 음식점 이름을 걸고 홍보한 겁니다.
그런데 SK하이닉스 구내 식당에서 제공한 메뉴,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11차례에 걸쳐 미쉐린 가이드에 오르거나 방송에 소개된 맛집 메뉴를 한 달에 한 번 특식으로 내놨습니다.
모두들 해당 기업 측에서 연락받은 적도 없고 조리법을 제공한 적도 없다,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이진석/냉면집 직원 : "한두 명도 아닐 텐데 거기서 먹고 나서 실망스러우면 매장에도 안 오실 거고..."]
음식점들로선 상표권 침해를 주장해야 할 상황.
하지만 구내 식당이어서 법적 대응도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전소연/변호사·변리사 : "구내식당을 이런 유명 맛집으로 소개 내지 광고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다만 메뉴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집스럽게 지켜온 이름을 도용당한 음식점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홍용주/우육면 식당 사장 :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 노력을 지켜내지 못하는 법이라면 이건 사각지대라고 생각합니다."]
SK하이닉스 측은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직원 복지 이벤트'였다며 행사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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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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