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의 도시
이스파르타 Isparta
튀르키예의 대표 봄꽃이자 꽃의 여왕 장미가 개화하기 시작하는 5월 중순이면 튀르키예 남서부 이스파르타 지역은 장미향으로 가득해진다. 이스파르타는 전 세계 장미 오일 생산량의 65%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장미 오일 산지이자 명실상부한 장미의 도시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재배하는 분홍색 장미는 다마스크 로즈Damask Rose라는 품종인데, 다른 장미 품종에 비해 3~4배가량 향이 진해 향수나 장미 오일, 장미수 등의 화장품의 주원료로 사용한다. 또한 도시 조경은 장미를 테마로 꾸며져, 눈길이 닿는 곳마다 장미 문양을 볼 수 있다. 1999년부터 시작된 장미축제에서는 꽃바구니 속에 담긴 장미 꽃잎을 서로의 몸에 뿌려주며 행운을 빌어준다. 공중에 흩날리는 수십만 장의 장미 꽃잎이 도시 곳곳을 분홍색으로 물들이며 향기로운 장관을 선사한다. 이스파르타에서는 유기농 장미수나 비누, 오일 등 장미로 만들어진 다양한 뷰티 제품뿐만 아니라 장미 문양이 새겨진 수공예품도 판매한다. 장미 꽃잎으로 덮인 이스파르타의 로쿰Lokum은 여러 번 씹을수록 입안 가득 장미향이 퍼져 별미로 꼽힌다.
장미뿐만이 아니다. 이스파르타의 쿠유칵Kuyucak 마을은 라벤더 천국이다. 250명 정도의 인구가 사는 이 작은 마을은 봄이 되면 보라색 라벤더 물결로 가득 차 동화 같은 장면을 선사한다. 쿠유칵 마을의 건물들도 보라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마을 전체가 라벤더 빛이다. 늦은 5월부터 시작되는 라벤더 시즌은 초여름까지 이어진다. 1975년 한 장미 상인이 프랑스에서 라벤더 묘목을 가져와 장미 밭 옆에 심은 일을 계기로 1990년부터 라벤더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3,000 헥타르 이상의 라벤더 밭이 가꾸어졌다. 현재 쿠유칵 마을은 튀르키예 라벤더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과 향
리제 차 밭 Rize
리제 지역은 튀르키예 전체 차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요 차 생산지로, 튀르키예의 독특한 문화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리제에서 생산되는 차는 추운 지역에서 자라며, ‘초록빛 금’이라 불린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 수확되며, 이 시기 동안 포크트Pokut, 아이더Ayder, 앤저Anzer 지역에서 농장 견학과 차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전통 의상을 입고 직접 차를 수확하는 체험이 가장 인기가 많다. 리제 스타일의 튀르키예 국민 빵, 시미트와 함께 리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겨보자.
튀르키예에서 차를 끓이는 전통적인 방법은 두 개의 주전자를 포개어 우려내는 방식이다. 아래 주전자에서는 물을 끓이고, 위 주전자에는 찻잎을 띄워 은은하게 우러나게 한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우려낸 차는 작은 튤립 모양의 유리잔에 담겨 제공된다. 진한 차를 위주로 아래쪽에서 끓인 물을 추가해 취향에 맞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기호에 맞게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즐겨도 좋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아이다 산 Mount Ida
터키의 서쪽 에게 해 지역에 위치한 아이다 산은 끝없이 펼쳐진 푸르른 자연 속에서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전 세계에서 산소를 두 번째로 많이 공급하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청정 구역 아이다 산은 생태계 보존이 잘 이루어져 있는 곳으로 머물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어 현지인들이 먼저 찾는 힐링 명소다. 또한 에게 해의 청량한 바닷바람을 상쾌한 삼림 속에서 느껴보는 이색적인 경험과 함께 요가 클래스, 온천 등 아이다 산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웰니스 액티비티들이 있다.
에게 해와 아이다 산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운 절경을 자랑하는 공간에서 배우는 요가는 대자연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아이다 산의 수많은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라나야마, 아슈탄가, 빈야사, 하타 등의 요가 수업을 체험할 수 있다. 조금 더 활동적인 액티비티를 원한다면 가벼운 트레킹을 떠나도 좋다. 아이다 산에서만 자라는 토착 식물이나 시원한 물줄기가 인상적인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현지인의 숨은 온천 명소로 알려진 규레Güre는 아이다 산 근교에 위치하고 있다. 깊은 자연 속에서 자유와 평온을 만끽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규레의 온천수는 미네랄이 풍부해 팔다리 근육통과 피부 건선, 갑상선 질환 등에 효과적이며 수온은 섭씨 40~58도 정도다. 터키의 기념품 중 하나인 올리브 비누와 함께하는 온천욕은 지친 피부를 달래는 터키인들의 힐링 방법 중 하나다.
고요한 호수와 역사가 있는 마을
에이르디르 Eğirdir
에이르디르는 튀르키예 남서부의 도시 안탈리아Antalya로부터 북쪽으로 186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장미의 도시 이스파르타에서는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위치한 해발 900m의 고원지대다. 고요한 호수 마을인 에이르디르는 이스파르타에서 당일치기가 가능한 근교 여행지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슬로 시티Slow City 중 하나로, 짙푸른 호수의 물빛과 도로로 이어져 가늘고 긴 반도처럼 보이는 작은 섬 ‘예실 섬Yeşil Ada’ 풍경 등이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경관을 선물한다.
에이르디르에서는 서울 면적의 80%에 달하는 482km² 크기의 거대한 호수를 만날 수 있다. 튀르키예에서 4번째로 큰 호수이자 2번째로 큰 담수호로 식수로 사용할 만큼 깨끗하다. 상수원보호구역이지만 제한된 구역에서 수영이나 모터보트, 낚시가 가능하다. 특히 아크피나르Akpınar 언덕에 자리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장엄하기 이를 데 없다. 호수의 가운데에 위치한 작은 섬 예실까지는 길이 이어져 있어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이 밖에도 2천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다양한 유적이 있다. 흐르즈 모스크Hızır bey Camii부터 기원전 4세기경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에이르디르 성, 그리고 12세기 비잔틴 제국 시절 지어진 아야 스테파노스Aya Stefanos 교회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