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늘은 연차, 오늘은 병가"…송민호, 공익출근 조작의혹

2024년 10월 30일, 송민호는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하와이. 5박 6일 일정이었다. 
'디스패치'는 11월 11일, 마포주민편익시설을 찾았다. 송민호는 이곳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한다. 주민시설 운영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송민호를 만날 수 없었다. 12일에도, 13일에도, 14일에도, 15일에도, 마찬가지. 송민호는 하와이 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도, 출근을 하지 않았다. 
'공익요원' 송민호의 부실복무에 대한 제보가 수차례 반복됐다. 다음 4가지로 정리된다. 
① 송민호는 지난 3월, 마포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겼다. 
② 책임자 L씨가 이곳 발령을 받은 뒤, 송민호를 데려왔다. 
③ 송민호는 3월 발령 이후, 제대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④ 가끔 나타나 출근 사인을 한 뒤, 담배를 피고 사라진다.
'디스패치'는 송민호 제보의 신빙성을 검증했다. 
 송민호는 지난 3월, 근무지를 옮겼다. (O)
송민호는 2023년 3월 24일,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뒤, 2024년 3월 주민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겼다. 
② '주민시설' 책임자 L씨가 송민호를 이곳에 발령 냈다.(O)
L씨는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일했다. 당시, 그는 송민호를 담당한 상관이다. L씨는 지난 2월, 주민편익시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1개월 뒤, 송민호를 데려왔다. 
③ 송민호는 3월 이후 제대로 출근하지 않는다. (△)
송민호의 복무 태만을 인지한 건, 지난 10월. '디스패치'는 11월부터 12월 초까지, 10차례 이상 해당 시설을 방문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송민호를 보지 못했다. 
④ 가끔씩 나타나 사인을 몰아서 하고 사라진다. ()
'디스패치'는 책임자 L씨에게 송민호의 근태 현황을 물었다. 그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어떤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 (출근부도 개인정보, CCTV도 개인정보).
단, L씨의 말을 통해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출퇴근 기록을 수기로 한다는 것. 날짜 옆에 서명하는 식이다. 한 번에 몰아서 (사인)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출근은 조작된다
'디스패치'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송민호 부실복무 제보는 신빙성을 갖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해당 시설을 10여 차례 방문하는 동안 한 번도 그를 보지 못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송민호와 책임자 L씨의 '짬짜미' 의혹이다. 
'디스패치'는 지난 11월 둘째 주 내내,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출입문을 지켰다. 송민호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직원들 역시 "(송민호를)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L씨는 하와이 휴가 이후, 계속 출근했다고 말했다. "출퇴근 기록지나 CCTV 등을 볼 수 있냐"고 요청하자, "그건 개인정보라 불가능하다"며 손을 저었다. 
그는 송민호의 부실복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디스패치'가 현장에서 송민호 출근을 체크하면, "오늘은 연차", "오늘은 병가", "오늘은 입원"이라고 둘러댔다.
다음은, '디스패치'와 L씨가 나눈 대화다. 12월 3일이다. 
디스패치 (이하 D) : 송민호 씨 여기서 근무하죠? 오늘 출근하셨나요?
L씨 : 네, 여기서 근무합니다. 오늘은 연차가 남아서 썼어요. 
D : 그럼, 11월에도 여기로 직접 출근을 했나요? 
L씨 : 네. 
D : 저희가 확인했을 때는 출근을 안 했거든요. 
L씨 : 했어요. 
L씨에 따르면, 12월 3일은 연차다. 그는 "지금까지 출근을 잘했다"면서 "해외여행은 허가를 받고 갔고, 오늘은 연차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패치'는 12월 4일, 다시 방문했다. 
D : 오늘은 송민호 씨 출근했나요?
L씨 : 아! 오늘 오전 9시쯤 전화가 왔어요. 병가를 내겠다고. 오늘부터 총 3일 쓴다고 했어요. 월요일부터 나오지 않을까요?
D : (송민호) 집이 가까우니까 걸어서 출근하나요?
L씨 : 아니요. 차 타고 지하로 들어오죠. 차가 굉장히 많은 걸 모르시는구나.
D : 네. 엄청 많잖아요
L씨 : 엄청 좋은 차도 있고, 그냥 일반 승용차도 있고, 노란색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출근할 때는 일반차를 타고 와요. 
(송민호의 일반차는 애스턴마틴이다. 엄청 좋은 차는 지프 랭글러, 그리고 노란색 차는 벤츠 SLK다.)
3일은 연차, 4일은 병가를 썼다. 그렇다면, 9일(월요일)에는 출근 도장을 찍었을까? 다시 마포편익시설을 찾았다. 
D : 안녕하세요. 오늘은 송민호 씨 나왔어요?
L씨 : 매니저한테 연락이 왔어요. 병원에 입원했다네요. 예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거든요. 공황장애 등등, 진단서 보니까 (병명이) 꽤 길던데…
'디스패치'는 마지막 출근일을 물었다. 
D : 지금까지 송민호 씨를 본 적이 없어요. 그럼 마지막 출근일은 언제에요?
L씨 : 12월 2일에는 출근을 했어요.
D : 그날(2일) 출근을 증명할 기록이 있나요?
L씨 : 사실 저도 송민호 출근을 나중에 확인합니다. 그 친구는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아요. 옆 휴게실에 앉아 있으면 제가 확인해요. 
D : 보통 몇 시쯤 확인하시나요?
L씨 : 제가 일이 없으면 아침에 확인하고요. 일정이 있으면 나중에 확인해요.
D : 휴게실에 있는데 출근 확인을 어떻게 하죠?
L씨 : 출근 도장 외에는 딱히 기록이 없긴 하죠. 제가 보고 (안 나왔으면) 전화를 합니다. 
D : 그럼 무단으로 안 나온 적도 있다는 말씀이네요?
L씨 : 그건 아닙니다. 안 나왔으면 전화를 해요. '몸이 안 좋아서 병가를 쓴다'고 하면 진단서를 받습니다. 그런 식으로 연차나 병가를 쓰는 경우가 있긴 하죠. 
D : 송민호가 오늘(9일) 입원한 건 확인하셨나요?
L씨 : 매니저에게 들었습니다. 입원 검증은 확인이 어렵죠.
◆ 슬기로운 공익생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3년, 공익근무요원 복무실태를 조사했다. 공익요원 3명 중 1명이 복무불량(주의, 심각, 경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병무청에 '공익요원 복무강령' 마련을 권고했다. 복무 관리에 필요할 경우, 출퇴근 카드 등 '전자적 방법'으로 근태를 기록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공익요원의 출퇴근은 수기로 작성된다. 책임자의 재량(?)에 따라, 출근 위조도 가능한 시스템이다. 


심지어, 병무청의 감시 기능도 유명무실했다. 병무청 사회복무과 마포 담당 주무관은 '디스패치'에 "송민호는 정상적으로 복무한 걸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송민호 장발 논란이 있었을 때, 현장에 나가 복장 상태를 점검했다"면서 "해당 기관 담당자(L씨)와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호는 마포편익시설과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에 산다. 병무청 (불시) 점검에 대응 가능한 거리. 게다가 출근부를 예쁘게 꾸몄다면, 전역까지 문제없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