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스테이션이 등장하기 전, 동년배(?)들은 크게 두 종류의 게임기 중 하나를 선물로 갖고 있었다.
하나는 '마리오'를 중심으로 한 닌텐도 슈퍼 패미컴(한국은 현대 슈퍼 컴보이로 발매), 다른 하나는 '소닉'을 중심으로 한 세가 메가 드라이브(한국은 삼성 수퍼 겜보이/알라딘보이로 발매)였다.
팩에 먼지라도 껴있을까 입으로 바람까지 불어가는 작업을 거친 후, 게임을 즐겼던 그때의 감성, 성인이 되어서 다시 느껴볼 수 있을까?
특히 MBC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바람돌이 소닉>(1994~1995년) 주제가를 아직도 기억하는 동년배가 많았으니, 2020년 개봉한 <수퍼 소닉>의 기대치는 커졌다.
<수퍼 소닉> 시리즈를 이야기하려면, 게임 영화의 흑역사부터 소개해야 한다.
<소닉 더 헤지혹>(1991년) 게임의 실사화는 1993년부터 언급이 됐었다.
하지만 <슈퍼 마리오>(1993년), <스트리트 파이터>(1994년) 등 게임 원작 영화들이 모두 '전설의 실패'를 경험한 터라, 세가 CEO 선에서 영화화 계획은 잠시 중단됐다.
MGM(1994년)에서 소니(2013년)로, 다시 소니에서 파라마운트(2017년)로 작품 배급권이 옮겨가는 일도 벌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2월, 실사 영화화 발표가 이뤄진 <수퍼 소닉>은 2019년 5월 논란의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일이 한 번 더 꼬이고 만다.
게임 캐릭터처럼 생기지도 않은 '소닉'의 모습에 '불쾌한 골짜기' 여론이 일었고, 하필이면 당시 개봉한 <명탐정 피카츄>의 '포켓몬' 캐릭터와도 비교되기까지 했다.

이래저래 팬들의 비난 화살을 맞던 제작진은 '소닉'을 다시 디자인하겠다고 발표했고, 2019년 11월이었던 영화의 개봉 시기를 2020년 2월로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약 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추가로 들어갔다.
그렇게 <수퍼 소닉>은 '로보트닉'을 맡은 짐 캐리가 <덤 앤 더머 투>(2014년) 이후, 간만에 우스꽝스러운 코믹 연기를 잘 소화했다는 것과 더불어, '소닉'(벤 슈와츠 목소리)의 CG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돌아온 것을 제외하고는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닉 게임'도 30년의 역사가 흐른 것처럼, 영화 역시 그 30년 동안 '소닉'의 '스피드'를 통제하는 방법을 아는 연출이 쏟아져 나왔다.
예를 들어, '소닉'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슬로우모션처럼 움직이는 장면은, <엑스맨> 시리즈에서 '퀵실버'가 이미 보여준 것들이었고, 캐릭터만 '소닉'으로 바뀐 수준이었다.
'링'의 정체 역시 <닥터 스트레인지>(2016년)와 같은 판타지 작품에서 이미 본 것들이었다.
다행인지 팬데믹 직전에 개봉한 <수퍼 소닉>은 3억 2천만 달러의 성적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기고 속편 제작을 진행했다.
<수퍼 소닉>이 게임의 특성을 잘 살리고, 동시에 외계인과 지구인의 조우, 갈등, 소통, 화합이라는 할리우드의 단골 가족 영화 소재를 버무려 무난한 흥행 성공을 이뤄냈기에, 2022년에 개봉한 <수퍼 소닉2>는 한층 더 원작 팬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와 장소, 사물을 집어넣었다.
'소닉' 게임의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제프 파울러 감독은 1편 속 '소닉'의 마지막 대사인 "더 이상 내 힘을 도망치는 데 쓰지 않을 거야.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쓸 거야"를 확장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악당을 잡는 행위가 단지 재미를 위해서 하는 놀이처럼 연출된 초반과 달리, '소닉'이 사건을 거치면서, '테일즈'(콜린 오슐그네시 목소리), '너클즈'(이드리스 엘바 목소리)와 함께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게 된 것.

2편이 1편보다 더 많은 4억 5백만 달러라는 수익을 거둔 가운데, <수퍼 소닉3>는 팬데믹이 아닌 시기에 개봉한 첫 작품인 만큼,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고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50년간 '프리즌 아일랜드'에 봉인되어 있던 '섀도우'(키아누 리브스 목소리)가 탈출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섀도우'의 엄청난 힘과 스피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수호 통합 부대'는 '소닉' 팀을 소집한다.
하지만 '소닉' 팀은 '섀도우'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무력해진다.
그사이 '로보트닉'의 할아버지 '제럴드 박사'(짐 캐리)는 '섀도우'의 카오스 에너지를 이용해 지구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소닉'은 '섀도우'와의 대결 과정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인 '톰'(제임스 마스던)이 큰 부상을 입게 되자, 힘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기존 작품들처럼, 제프 파울러 감독은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원작 게임 속 명장면을 재현하고자 했는데, 이를테면 '도쿄 스카이다이빙' 장면에서 '소닉 히어로즈'의 액션을 참고한 것처럼, 게임의 기술을 영화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변환했다.
영화 중간에 피아노로 게임 테마곡이 연주되는가 하면, 엔드 크레딧 역시 레트로 폴리곤 스타일의 디자인을 보여주며 추억을 소환해 냈다.
여기에 '섀도우' 목소리를 맡은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매트릭스> 시리즈를 오마주한 장면부터 <백 투 더 퓨처>(1985년)의 용어, <꼬마 유령 캐스퍼>(1995년)의 등장,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고치는 '90년대식' 농담까지, 과거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문화 코드를 적절히 활용했다.

여기에 도쿄, 런던, 우주까지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는 파라마운트가 6개 스튜디오의 분업 체계와 자체 애니메이션팀 운영으로 효율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게 <수퍼 소닉3>는 게임 원작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화려한 액션과 감동적인 서사의 균형, 원작에 대한 경의와 새로운 해석의 조화가 이 작품이 단순한 게임 실사화를 넘어섰음을 증명한다.
영화의 퀄리티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쿠키 영상까지 인상적인 <수퍼 소닉> 시리즈는 이제 독자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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