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4성 장군 28% 날아갔다”… 건군 이래 가장 큰일난 상황, 그런데 국방부는

4성 장군 2명 동시 직무배제 / 출처 : 뉴스1·게티이미지뱅크

군 최고 지휘관 계급인 대장 7명 중 2명이 이틀 만에 동시 직무배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방부는 12일 주성운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 이어 13일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두 인물 모두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관여 정황이 뒤늦게 확인됐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문제는 두 인물 모두 지난해 9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장 인사에서 임명됐다는 점이다.

불과 5개월 전 인사 검증을 통과한 인물들이 계엄 연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군 인사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전체 대장의 28.6%가 동시에 지휘선에서 이탈하는 상황은 한국군 역사상 전례를 찾기 어렵다.

더욱이 해군본부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가 동시에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되면서, 유사시 작전 지휘체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휘부가 건재해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 지휘 공백이 발생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사 검증의 치명적 공백, 왜 놓쳤나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 출처 : 해군

국방부는 지난해 9월 대장 인사 당시 계엄 관여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이유로 “12·3 계엄 이후 장기화한 지휘 공백 해소가 최우선”이었고 “폭발적인 인사 수요 때문에 내밀한 영역까지 검증하기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당시 인사 검증이 얼마나 형식적으로 진행됐는지를 방증한다.

강동길 총장은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으로 합참차장 정진팔의 요청에 따라 합참 계엄과를 통해 계엄사 구성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

주성운 사령관은 1군단장 시절 직속 부하인 구삼회 당시 2기갑여단장이 계엄 당일 휴가를 내고 정보사령부에서 대기하는 등 계엄 관여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포착됐다.

이 같은 정황은 수개월간의 내부 조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지휘체계 안정성, 정말 문제없나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계엄 직후와 달리 지휘부가 건재하다”며 지휘 공백 우려를 일축했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해군 참모차장 곽광섭 중장과 지작사 부사령관이 각각 직무대리를 맡았지만, 이들은 법적·절차적으로 완전한 권한을 행사하기 어렵다.

특히 주성운 사령관의 경우 자료 제출에 미협조한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의뢰까지 이뤄졌다. 강제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만큼, 향후 형사 처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는 “최대한 신속히 인사 조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징계 및 수사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상당 기간 직무대리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신상필벌 vs 인사 시스템 개혁

국방부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정부에서 중용·진급된 인사인지와 무관하게 성역 없는 조사”를 강조하며 신상필벌 원칙을 천명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한 인물들을 직무배제한 것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쓴 결단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왜 이런 인물들이 최초 검증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했느냐는 점이다.

군 인사 검증 시스템이 계엄 같은 비상 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가’를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내밀한 영역까지 검증하기 제약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은, 향후 유사한 사태 재발 가능성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비상계엄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두 명의 4성 장군 문제를 넘어, 군 인사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신호탄이다.

나머지 5명의 현역 대장에 대한 추가 검증은 물론, 향후 대장급 인사 시 계엄 관여 여부를 포함한 비상 상황 행적을 필수 검증 항목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신상필벌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문제 인사가 최고위층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적 시스템 구축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