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유부남과의 사랑 지키려다 감옥까지 간 비극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감옥도 두렵지 않았다.”

한때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 불리며 60년대 스크린을 휘어잡았던 배우 방성자. 그러나 그녀의 화려했던 인생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흘러갔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에서 영화계로 전격 전향한 그녀는 5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10년 넘게 최고의 여배우로 활약했습니다. 서구적인 외모와 166cm의 늘씬한 키, 우아한 분위기로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방성자.
하지만 그녀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올가미에 스스로를 묶게 됩니다.

상대는 대기업 창업주의 아들이자 이미 유부남이었던 함 씨. 군 복무 중이던 함 씨와의 만남은 치명적이었고, 둘은 비밀리에 동거를 시작합니다. 모든 걸 걸 만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그녀를 법정에 세운 사건으로 이어질 줄은 누구도 몰랐죠.

1972년, 방성자의 집에 도둑이 들었고, 그 현장에서 함 씨는 권총을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방성자는 “내가 쐈다”며 모든 죄를 뒤집어썼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던 유부남, 그 사람의 인생이 무너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진실은 결국 드러났고, 그녀는 불법 무기 소지와 범인 은닉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습니다. 반면, 그녀가 지키려 했던 남자 함 씨는 벌금형만 받고 해외로 떠나버립니다.

모든 걸 잃은 방성자. 사랑도, 커리어도, 자존심도… 그녀는 끝내 연예계를 떠났고, 남은 생은 술과 도박, 고독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리고 1983년, 겨우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곁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때 수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던 그녀, 그 화려한 조명은 단 하나의 사랑 앞에 꺼지고 말았습니다.
이야기는 끝났지만, 방성자의 이름은 여전히 한 시대의 교훈처럼 남아 있습니다—
“사랑이 전부일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