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애플페이 '밥그릇' 뺏길까…우려보다 ‘기대효과' 큰 이유

현대카드 애플페이 이미지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3년간 유지한 애플페이 관련 독점 구조가 깨진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간편결제 시장 내 애플페이를 둘러싼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카드에게 위협 신호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궁극적으로 결제 인프라의 확충과 서비스 고도화 측면의 이점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2023년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등을 조건으로 승인 받아 진입한 뒤 현재까지 추가 사업자가 없어 사실상 독점 체제로 굳어졌다.

올해는 애플페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기술 연동, 당국 심사 등을 거쳐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이미 지난해부터 관련 작업을 시작한 걸 고려하면 올해 중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빠르게 늘어난 아이폰 이용자를 카드 고객으로 확보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해외 결제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판매(일시불+할부) 실적은 3조9379억원으로 전년(3조5253억원) 대비 7.6% 증가하며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결제 편의성을 갖춘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 매년 해외 결제액이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프리미엄 카드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상품 경쟁력에 더해 애플페이도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료 정리=유한일 기자

현대카드로서는 경쟁 카드사들과의 밥그릇 나눠먹기가 위협 요인으로 작용활 수 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전개되면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의 이탈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 기존 고객을 묶어둘 락인 효과가 약화돼 브랜드 인지도, 결제 실적 등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그동안 현대카드가 국내 애플페이 생태계를 개척해 나가며 소요된 각종 비용을 시장 참여자들끼리 분담할 수 있고 서비스 품질도 고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애플페이 이용을 위해서는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EMV) 규격의 NFC 단말기가 필요하다. 현대카드는 1대당 약 20만원인 단말기 설치비를 가맹점과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보급률은 10%대로 추정될 만큼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이 시점에 추가 사업자가 등장하면 추가 가맹점 확보 등 양적 확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도 3년간의 애플페이 독점 체계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상당 부분 챙겼기 때문에 경쟁사 진입으로 시장의 판을 키운 뒤  새로운 전략을 전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구성될 3강(현대·국민·신한카드) 구도에서도 그동안 축적한 사업 노하우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에 여러 카드사들이 참여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권과 접근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현대카드가 이미 증명해온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른 카드사도 비용적 문제보다는 고객과 결제 기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