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가 국내에서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랜드월드는 ‘러닝족’을 집중 공략하고 스타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결과, 뉴발란스의 실적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08년부터 뉴발란스의 국내 운영을 맡아왔다. 그해 뉴발란스의 매출은 250억원이었는데, 16년 만에 매출 규모가 40배 성장했다. 단일 브랜드로 국내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곳은 나이키·노스페이스·유니클로 등에 불과하다. 뉴발란스는 백화점 매출 기준으로는 2021년부터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스포츠 브랜드 2위를 지키고 있다.
뉴발란스의 실적을 견인한 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신발이다. 프리미엄 상품인 ‘993 시리즈’를 비롯해 ‘530 시리즈’ 등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530 시리즈의 경우 2010년에 글로벌 본사에서 출시한 기능성 러닝화를 한국 뉴발란스에서 역제안해 2020년에 출시한 패션 러닝화다. 누적 판매 200만족을 돌파했는데 국내에서 김나영, 해외에서는 켄달 제너 등 셀럽들이 신어 화제를 모았다.
스타 마케팅도 뉴발란스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뉴발란스는 최근 기존 앰버서더인 아이유와 김연아에 이어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와 배우 공유를 앰버서더로 추가 발탁했다. 통상 브랜드당 앰배서더가 1명에서 2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102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파의 윈터와 3040세대에게 인기 있는 배우 공유를 발탁한 것을 두고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하기 위한 뉴발란스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뉴발란스는 '패션 성지'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뉴발란스는 지난 10월 성수동에 ‘뉴발란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개점 당일에만 2000명 넘는 고객이 매장을 찾았고, 개점 후 2주간 방문객이 3만명에 달했다. 뉴발란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하 1층 △지상 1층 △2층 △루프탑 등으로 구성됐다. 뉴발란스 직영 매장 중 최상급 사양으로 뉴발란스 신발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국내 최대 규모의 뉴발란스 신발 컬렉션을 판매하고 있다. 2층은 뉴발란스의 최신 리테일 사양을 국내에 최초 적용하고 성수 익스클루시브 제품들을 구성했다.
한편, 뉴발란스는 이랜드월드와 판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인 뉴발란스의 미국 본사가 직진출을 결정할 수도 있게 된 상황이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20년 뉴발란스 라이선스 만기를 2025년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재계약 시기가 내년인 만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발란스가 이랜드월드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이랜드월드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