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미즈하라 도박 스캔들의 전말

오타니의 친구이자 그림자 같은 존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축제가 되야할 서울 시리즈가 오타니의 악몽이 된 순간,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도박 스캔들의 타임라인을 돌아봤다.

오타니-미즈하라 도박 스캔들 타임라인

1990년
미즈하라 잇페이는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다.

2012년
미즈하라는 2012년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오카지마의 통역으로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엔 미즈하라가 당시 양키스에서 일한 것이 확실치 않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어쨌든 미즈하라는 양키스에서 일했다는 경력을 발판으로 2013년 니혼햄 파이터즈 통역으로 채용된다.

2013년
니혼햄 파이터즈의 외국인 선수 통역으로 채용되며 일본으로 돌아온다.

선수들의 가족들도 챙기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외국인선수들에게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선수들과 야구 기자들간에 인터뷰에도 매우 협조적이라 기자들에게도 인기만점이었다.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한 오타니는 이런 미즈하라의 인간적인 면모를 눈여겨봤다고 한다.

2018년
NPB 최고의 선수로 도약한 오타니는 MLB 포스팅을 통해 LA 에인절스 이적을 확정한다. 이전부터 오타니와 캐치볼을 같이 할 정도로 친했던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통역으로 함께 미국으로 동행한다.

단순히 오타니의 통역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타니가 에인절스 선수들과 친분을 쌓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에인절스 선수들이 즐겨하는 모바일 게임을 파악하고 이 게임을 익혀 오타니에게 추천하는 등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보여줬다.

오타니가 운전 면허증을 따기 전까지 개인 운전사 역할까지 수행했는데,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두사람 사이를 "땅콩버터와 잼"으로 비유할 정도였다.

2021년
올스터전 홈런 더비에 오타니가 참여했을때 공을 잡는 포수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지만,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미즈하라는 샌디에고에서 스포츠 베팅 브로커 매튜 바우어를 만나 도박을 시작한다. 미즈하라는 야구와 관련된 베팅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까진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미즈하라의 도박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주위 지인들에게 돈을 벌리기 시작하며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른다.

2023년
2023년이 되면 미즈하라의 빚 규모는 4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때가 되자 미즈하라는 오타니 계좌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어딘가에 돈을 송금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게 도박빚을 갚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2023년말 FBI가 바우어의 계좌를 수색하며 미즈하라의 스포츠 베팅 도박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2024년 1~3월
오타니가 LA다저스와 7억달러 상당의 FA계약에 성공한 2024년 겨울. FBI는 바우어의 계좌 송금 목록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발견한다.

이 사실을 인지한 기자들이 오타니의 에이전트에게 문의하자 에이전트는 오타니가 미즈하라가 진빚을 대신 갚아줬다며 미담으로 포장하려 했다. 에이전트가 오타니에게 직접 사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고 미즈하라를 통해 사실을 파악하려하다보니 그의 거짓말에 놀아난 것이다.

미즈하라와 ESPN간의 인터뷰를 통해 미즈하라가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도박을 하다 많은 빚을 졌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남긴다.

2024년 3월 20일
대한민국에서 열릴 MLB 개막전까지만 해도 미즈하라의 빚을 오타니가 갚아줬다는 오타니 에이전트와 위기관리팀의 스탠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미즈하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한 ESPN 기사가 나가기 직전, 새로운 발표가 나온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많은 돈을 훔쳐 도박을 했다."

이렇게 태도가 바뀐 이유는 오타니가 모든 사실을 서울 시리즈 개막전이 끝난 뒤에야 파악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팀미팅에서 보여준 미즈하라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에 위화감을 느껴 최근의 상황에 대해 질문했고, 미즈하라와 에이전트의 설명을 들은 뒤에 모든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2024년 3월 21일
오타니와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해고한다. 미국 국세청은 미즈하라와 바우어의 수사에 착수한다. 기자들은 오타니에게 질문을 쏟아냈지만 오타니는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다.

이 날을 기준으로 미즈하라의 경력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했다고 알려졌지만 졸업자 명단에 미즈하라의 이름이 없었고, 보스턴에서 통역으로 일했다는 경력도 거짓말로 밝혀진다.

2024년 3월 25일
오타니가 침묵을 깨고 공식 성명을 발표한다.
"미즈하라가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빼갔던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가 도박에 빠져있었던 것도 알지 못했다. 처음 사실을 인지한 것은 개막전 첫 경기가 끝나고 팀 미팅에서 미즈하라가 사실을 밝힐 때였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에이전트에게 문의했고, 에이전트에게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됐다.

결론적으로 저는 스포츠에 베팅한 적도 없고 북메이커에게 고의로 돈을 보낸 적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제 기분을 요약하자면 충격 그 이상입니다."

2024년 3월 26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에게 더이상 통역을 통해 팀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2024년 4월 11일
미국 국세청 형사부, 국토안보부,중앙검찰청이 합동 조사한 결과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돈 1,600만 달러 이상을 훔친 혐의로 기소 됐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미즈하라가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여에 걸쳐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고 혐의를 공개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자금 송금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불거진 후 오타니와 미즈하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이날 성명을 발표했다. 사무국은 "오타니는 사건의 피해자다. 또 미즈하라 역시 야구에 베팅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추가 조사가 필요할지 여부는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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