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BMW 동맹’에 맞불…현대차, GM 손잡고 수소·전기차 공동 개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세계 완성차업계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6위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수소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경쟁관계인 현대차와 GM의 이번 협력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도요타와 BMW가 수소차 동맹을 맺으며 차세대 시장개척에 나선 데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현대차는 GM과 미국 뉴욕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이 만나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톱3’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위상이 올라갔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사의 협력분야로는 승용·상용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생산이 꼽힌다. 또한 배터리 원자재, 철강, 기타 소재의 통합 공급망 구축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중에서도 협력의 방점은 미래차에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전동화가 급속도로 추진되면서 완성차 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고통받고 있는 자동차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 증대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간에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는 건 그만큼 독자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와 GM은 세계 주요시장과 차급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 바라 회장도 “체계화된 자본배분을 통해 제품개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양사는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생산비용 절감, 효율성 제고,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본 계약 체결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협업 내용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에 앞서 도요타와 BMW도 이달 초 연료전지차(FCV) 분야의 전면 협력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도요타는 수소탱크를 비롯한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수년 내로 FCV 양산차를 양산하기로 했다.

또 양사는 유럽 내 수소 충전 인프라 정비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소 관련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공용화해 생산단가를 낮춘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