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또 줄어든 가계대출…고금리·집값 하락에 안정찾나

1분기 사상 첫 감소 이후 두 번째 감소…"대출 안정적"
주택시장 냉각에 주담대 '주춤'…대출규제에 기타대출↓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대출금리가 오르고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며 지난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이 3000억원 줄어들었다. 올 1분기 사상 첫 감소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나온 가계대출 감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7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 가계대출은 1756조8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3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02년 4분기 통계 편제 이후 올해 1분기(-8000억원)가 최초였다. 그러나 2분기에는 8000억원 증가한 이후 이번에 다시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줄었으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축소되면서 한 분기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가 부진한 여파로 6조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증가세는 유지된 탓에 총 잔액 1007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9000억원 축소된 74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대출은 4분기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가계신용 상황이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가는 반면 향후 증감 요인은 혼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올 들어 가계신용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증가 폭도 축소되고 있다"면서 "가계신용 연착륙 판단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현재로선 대출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신용 증가 요인은 정부가 일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풀었고 예금은행이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하는 점"이라며 "반면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DSR 등 주요 규제가 유지되는 점은 가계신용 증가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까지 더한 '포괄적인 가계 빚'을 뜻한다.

가계대출과 달리 가계신용은 2013년 2분기 이후 38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가계 빚 증가세가 유지되면서도 하향 안정화 중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을 보면, 가계신용과 가계대출 모두 이번 3분기에 역대 최소 증가율을 찍었다. 각각 1.4%, 0.7% 늘었다.

가계대출은 1년 전에 비해 11조8000억원 늘어나면서 2004년 4분기 이후 최소 증가 폭도 기록했다.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지난 2분기 대비)을 보면 예금은행에서 2조5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6000억원 각각 줄었다.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오히려 2조8000억원이 불었다. 이는 최근 증권사의 신용공여액 감소 폭이 급감한 데다 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도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판매신용은 113조8000억원으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4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박 팀장은 "판매신용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을 보면 1분기 8.9%, 2분기 10.9%, 3분기 13.2%로 전분기 대비 지표와는 다른 방향"이라며 "소비 약화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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