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윤석열·한동훈’…보수 궤멸 현실화 서막

김동민 기자 2024. 10. 2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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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과거 '대쪽 판사'로 불렸던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21일) 윤 대통령을 만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털어내기 위한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지만, 되레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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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3김 청산 앞세워 YS·JP 배격에 DJ 당선
尹·韓 갈등 장기화에 지지층 분열단계 진입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과거 ‘대쪽 판사’로 불렸던 이회창 전 국무총리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21일) 윤 대통령을 만나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털어내기 위한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지만, 되레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후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고 이튿날(22일) 박용철 강화군수와 함께 당선 인사를 한 뒤, 친한계(친한동훈) 인사 20여명과 만찬을 하며 향후 대통령실과의 관계 등을 논의했다.

이에 여권 안팎에서는 과거 이회창 전 총리의 두 번에 걸친 대권 실패 경험을 되짚어보고 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포용성 부족과 자기주장이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 보수층 곳곳에서 문제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회창 후보가 김영삼(YS)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출당시키고, 1997년 12월 17일 대선 전날 “김영삼 정권과 다른 미래를 향한 새 정권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또 충청권에 기반을 둔 김종필(JP)을 배척한 뒤, 경선을 불복한 이인제와 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대선 토론회에서 김대중(DJ)과 이회창의 격돌이 아닌 이인제와 이회창의 날카로운 갈등을 빚었을 정도였다.

그 결과 이회창은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했다. 경선에서 패한 이인제와 갈등을 빚어 독자 출마를 막는 데 실패함과 동시에 3김 정치 청산 주장으로 JP와 자유민주연합을 자극했고, DJP연합이 이뤄지는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지난해 6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고(故) 김종필 전 총리 5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계 진영은 잡음을 딛고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뭉쳤지만, 보수우파 진영은 상당히 사분오열이었다.

이런 가운데 20년 지기인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도 최근 과거 이회창 시절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때 윤석열 정부를 상징했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지난 1월부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이 엇갈리면서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권력을 지향하는 한 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윤 정부 출범 후 줄곧 ‘여소야대’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윤·한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뺄셈의 정치를 끝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보수 30%, 진보 30%, 중도 40% 등으로 구성된 유권자를 고려할 때 각종 이슈에 민감한 40%가 량의 중도층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소속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윤·한 갈등’과 관련해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가야 하는데, 각자의 원칙만 고집한다면 2년 뒤 지자체장 선거와 차기 대선까지 패할 수 있다”며 “실제 보수 궤멸이 진행된다면 모든 책임이 두 지도자에게 씌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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