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피해자 재산 노린 계획범죄

김나현 2023. 4. 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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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재산을 노린 계획 살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체포된 피의자 중 한 명이 금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범행 전날인 28일 서울에 도착해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오후 4시부터 피해자 사무실 인근을 배회하다, 오후 7시 퇴근하는 피해자를 미행해 주거지 앞에서 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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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재산을 노린 계획 살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체포된 피의자 중 한 명이 금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소유의 가상화폐를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며 “피해자의 가상화폐 재산 규모와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의자 2명이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뒤 범행을 공모했고, 나머지 한 명은 범행도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31일 오후 유기한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짐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30·무직), B(36·주류회사 근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앞에서 피해 여성을 납치한 뒤 대전 인근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전날 경기 성남시에서 긴급 체포됐다.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특정하고, 범행 도구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C(35·법률사무소 근무)씨도 같은 날 오후 5시4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체포됐다.

A씨는 경찰에 “코인(가상화폐)을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C씨가 피해자를 특정하고 범행 도구를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A씨는 또 “3600만원의 빚이 있는데, 범행에 가담하면 B씨가 변제해주겠다고 해서 동참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범죄조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피의자들 사이에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과거 배달대행 일을 하며 알게 됐고, B씨와 C씨는 대학 동창관계로 파악됐다. C씨는 B씨의 소개로 A씨를 알게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9일 사건 당일 CCTV 영상을 보면, 피의자 A씨와 B씨는 차에 타지 않으려 격렬히 저항하는 여성을 도로변에 미리 세워둔 차량에 밀어넣고 현장을 떠났다. 모두 30대인 피의자들이 여성을 납치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범행 전날인 28일 서울에 도착해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오후 4시부터 피해자 사무실 인근을 배회하다, 오후 7시 퇴근하는 피해자를 미행해 주거지 앞에서 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2∼3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미행하고 범행 도구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피해자를 태우고 대전으로 이동한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7시30분쯤 대전에서 차를 버린 뒤 렌터카로 충북 청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려진 차량에서는 소량의 핏자국과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고무망치와 주사기 등이 발견됐다. 이들은 청주에서 렌터카까지 버리고 두 시간 후인 오전 9시30분쯤 택시를 타고 성남시로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는 대포폰과 현금을 사용하며 사전 계획된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 여성을 대전에서 살해한 뒤 대청댐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색 끝에 전날 오후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공범 3명 중 2명이 피해자와 면식이 없는 점으로 미뤄 청부살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수서서 관계자는 “청부살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건의 중대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추후 서울경찰청에서 전문 수사 인력을 지원받는 등 수사팀을 보강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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