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찾은 엔비디아 2인자…'AI·로봇' 동맹 강화 예고[현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왼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시진=권용삼 기자

"(협업 중인)사업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만납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3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블로터>와 만나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와의 회동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5분께 네이버 '1784' 사옥 로비로 내려와 황 수석 이사를 맞을 준비했다. 이 자리에는 이정훈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동석했다.

김 대표는 '오늘 만남을 통해 새롭게 발표할 내용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오늘 미팅 참석자를 묻는 질문에는 "네이버가 오늘 실적 발표가 있는데 최수연 대표님도 잠시 후 오실 예정"이라며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의 경우 (아직) 일본에 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검은색 벤츠 차량이 사옥 앞에 정차하자 곧이어 황 수석 이사가 내렸다. 이후 김대표는 황 수석 이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곧바로 미팅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번 회동에 대해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기존에 협업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팔로우업 차원의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날 회동에서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시뮬레이션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한 네이버의 실외 로봇 배송 실증 △엔비디아 오픈 모델 '네모트론'과 네이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간 기술 연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싸고 글로벌 빅테크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옴니버스·로보틱스 사업을 총괄하는 황 수석 이사가 직접 네이버 사옥을 찾은 만큼 향후 양사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된 엔비디아의 한국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공급 계획에 따라 단일 기업 기준 최대 규모인 6만장을 단계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올해 초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 'B200' 4000여장을 확보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들어갔다.

특히 같은 시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젠슨 황 CEO는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로보틱스 기술을 엔비디아 '옴니버스',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플랫폼 '아이작 심'과 결합해 반도체·조선·에너지 등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옴니버스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제조업 생산공정을 온라인 공간에 3D로 똑같이 구현한다. 아이작 심은 고성능 로봇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 물리 엔진과 AI를 결합해 정밀한 로봇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미팅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제공=네이버

또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에 진행된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와의 로봇 관련 협업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단계가 많지 않지만 네이버가 만든 소프트웨어가 네이버클라우드에서만 제공될 예정은 아니며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원 대표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GTC 2026'에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총괄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와 성 기술총괄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성 기술총괄은 콘퍼런스 세션에서 찰리 보일 엔비디아 DGX 시스템 부사장을 비롯해 △아시크 칸 소프트뱅크 통합 클라우드 및 플랫폼 부문장 △안데르스 위너만 스페리컬AI 이사회 의장 △베스 마이너트 MITRE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 등과 엔비디아 DGX의 혁신을 토대로 향후 10년간 대규모 컴퓨팅과 지능형 시스템이 인류의 잠재력을 어떻게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지에 대해 패널 토론에 나섰다.

한편 황 수석 이사는 이번 방한 기간 서울대 강연을 시작으로 LG전자·네이버, 두산로보틱스 등 학계와 산업계를 잇따라 만나며 한국과 점접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한이 6월 대만에서 열리는 글로벌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컴퓨텍스 개막 전날인 6월 1일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을 개최한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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