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저지의 악몽이 이어지나… 양키스 시한폭탄 터진다? 캔자스시티 반격에 휘청 [ALDS]

김태우 기자 2024. 10. 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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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자스시티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4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며 고개를 숙인 카를로스 로돈
▲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아직 대포가 침묵 중인 애런 저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정규시즌 최고의 팀은 뉴욕 양키스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대형 트레이드로 후안 소토를 영입한 양키스는 리그 최강 홈런 군단의 면모를 구축하며 정규시즌 94승68패(.580)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전체 1번 시드를 따냈다.

애런 저지와 후안 소토를 앞세운 홈런 개수에서는 단연 리그 최고의 팀이었고, 막강한 공격력과 비교적 안정적인 마운드를 앞세워 볼티모어와 지구 선두 다툼에서 승리하더니 정규시즌 종료를 코앞에 두고 끝내 아메리칸리그 1번 시드를 확정했다. 하지만 그런 양키스에도 계속된 고민이 있었다. 바로 선발진이었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방망이보다는 아무래도 마운드가 안정이 되어 있어야 했고, 특히 단기전을 이끄는 선발진의 중요성도 크다. 그런데 양키스는 여기에서 확신을 갖지 못했다.

물론 양키스도 좋은 선발 투수가 있었다.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인 게릿 콜을 비롯, 카를로스 로돈, 루이스 힐, 네스터 코르테스, 클락 슈미트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정규시즌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코르테스가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고, 여기에 다른 투수들은 올 시즌 경기력 측면에서 불안한 요소를 내비쳤다. 콜을 1선발로 낙점한 건 당연했지만, 2선발을 놓고 끝까지 고민이 이어졌을 정도였다.

시작부터 그 고민이 현실로 드러났다. 올해 부상으로 시즌 개막이 늦었던 콜은 시즌 내내 예전의 가장 좋을 때 구위를 회복하지 못해 우려감이 있었다. 구속도 예전보다 떨어졌고, 올해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콜의 지난해 평균자책점은 2.63이었다. 확실히 이닝소화와 탈삼진에서 예전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6일(한국시간) 열린 캔자스시티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양키스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6-5로 이기고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선발로 나선 콜은 5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으며 4실점(3자책점)해 어려운 포스트시즌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2차전 선발 카를로스 로돈마저 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발진의 위기의식은 더 심해졌다.

양키스는 8일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2-4로 졌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에서 1승1패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이제 적지로 건너간다. 양키스가 가장 껄끄러워했던 휴스턴과 볼티모어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모두 탈락하며 웃은 것도 잠시, 언더독으로 여겼던 캔자스시티에 일격을 맞으며 3차전을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로돈의 출발은 좋았다. 좋을 때는 사이영상급 투구를 보여주는 로돈은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3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를 막고 위기를 넘겼다.

▲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고민은 선발진이고, 이런 문제는 디비전시리즈 초반부터 드러나고 있다.
▲ 캔자스시티 선발로 나서 양키스 강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한 콜 레이건스

양키스도 3회 선두 글레이버 토레스의 볼넷에 이어 2사 후 오스틴 웰스의 안타, 그리고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하지만 양키스가 자랑하는 대포가 시원하게 터지지 않으며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한 사이, 4회 로돈이 무너지면서 경기가 어렵게 꼬였다.

로돈은 올해 피홈런 개수가 급증하며 우려를 모았다. 잘 던지다가도 한 방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4회, 상대 베테랑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서부터 로돈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율리 구리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2루를 내줬고, 1사 2루에서 토미 팸에게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팸에게 도루로 2루를 허용한 로돈은 헌터 렌프로를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게럿 햄슨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결국 양키스도 곧바로 투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로돈이 자기 몫을 못하고 내려가는 순간이자, 양키스 벤치가 로돈을 확실하게 믿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이안 해밀턴이 마이켈 가르시아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1점을 더 허용해 1-4로 끌려갔다. 아직 경기가 중반이고, 양키스 타선이라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점수였지만 양키스 타선에는 좀처럼 불이 붙지 않았다.

1-4로 뒤진 4회에는 선두 앤서니 볼피가 볼넷으로 나갔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5회에는 1사 후 애런 저지의 볼넷 출루 이후 오스틴 웰스의 병살타가 나왔다. 6회 위기를 잘 넘겼으나 정작 6회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조급함만 더 커졌다. 7회에도 선두 알렉스 버두고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뒤이은 세 타자가 모두 침묵했다.

여전히 1-4의 스코어가 이어진 8회에도 선두 애런 저지가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오스틴 웰스가 삼진으로 물러난 것에 이어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통한의 병살타를 치며 경기 분위기가 넘어갔다. 양키스는 1-4로 뒤진 9회 선두 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가 추격의 솔로포를 치며 1점을 만회했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양키스 선발 로돈은 3⅔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양키스는 이후 총 7명의 불펜 투수를 총동원해 캔자스시티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잡았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저지가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기대했던 한 방은 없었고, 7개의 안타를 치고도 병살타가 고비 때 나오며 땅을 쳤다.

저지는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지만 좀처럼 포스트시즌과 좋은 기억이 없다. 올해까지 포스트시즌 총 46경기에 나갔으나 타율은 0.208, OPS는 0.760에 불과하다. 46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쳤지만 이는 대부분 경력 초기에 몰려있다. 2022년은 타율 0.139, OPS 0.500, 올해는 아직 두 경기지만 타율 0.143, OPS 0.476에 머물고 있다. 유독 포스트시즌만 오면 힘을 쓰지 못하는 저지가 양키스의 대포 군단을 이끌며 선발진의 부진을 가려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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