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운행 노선 줄면서 ‘시민 불편’

전국철도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

 “지금까지 큰 무리는 없지만, 원래 타려 했던 시간보다 앞당기거나 미뤄야 하는 건 불편하죠.” 

전주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의 한마디다. 

5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임금 체불 해결과 인사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호남선과 전라선 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다만, 파업 전날인 지난 4일 기차표 예매자들을 대상으로 파업 소식이 전달된 데 더해, 파업 기간 내 예매된 기차표의 반환 및 변경 시 수수료가 면제됐다.

이에 파업 첫날부터 심각한 교통 장애를 겪는 경우는 적었지만, 이번 파업에 앞서 노사 간 교섭이 결렬되는 등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5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호남선 고속열차(KTX) 운행은 본래 53회에서 20회로 축소돼 평소 대비 전체 운행률은 62%로 줄었다.

이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41회에서 25회(60%), 전라선 고속열차는 32회에서 24회(75%)로 감소했다. 

이에 본보는 전주역을 찾아 자세한 현장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날 오전 9시께 방문한 전주역은 곳곳의 전광판마다 ‘전국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 중지 및 지연 알림’, ‘바쁘신 고객께서는 타 교통편 이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등의 안내문이 나타났다.

해당 전광판을 통해 열차 출발 및 도착 현황을 살피던 시민들은 ‘파업 때문에 늦는구나’ 등의 말을 읊조리기도 했다. 

이곳에서 대화를 나눈 김모(45)씨는 “오늘 서울에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는데, 이전에 예매해 둔 서울역 도착 기차표가 취소돼 급히 시간대가 엇비슷한 용산역 도착으로 바꿨다”며 “미리 여유 있게 예매했던 시간대고 지하철로 두어 개 역만 지나가면 되니까 운이 좋았던 것 같은데, 다음번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양모(59)씨도 “수원으로 친척 장례식에 잠깐 다녀오는 거라 큰 무리는 없었다”며 “그런데 매번 다른 지역을 기차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대도 애매해지고, 그만큼 줄어든 노선 때문에 자리도 없을 테니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 파업으로 일부 열차가 운행되지 않는 소식을 뒤늦게 알아차린 시민을 만나기도 했다. 예매한 기차 시간이 운행 중단돼 다시 기차표를 예매한 중국인 유학생 장모(22)씨는 열차 도착까지 남은 2시간 동안 숏폼 콘텐츠를 찍으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는 “아침에 보니 갑자기 예매해 둔 표가 사라져 많이 당황했다”며 “다행히 매표소 직원이 2시간 뒤 도착하는 기차표로 교환해 줬는데, 남는 자리도 없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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