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채움'보다 '비움'··· 가독성 높이는 지면의 미학
행간 넓혀 피로도 줄여야
AI 활용한 레이아웃 제안
비움의 미학으로 성장하길
필자는 매일 아침 집무실에서 여러 일간지를 펼쳐 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영자다. 비즈니스 현장을 다니며 여러 현안을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일정에서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핵심 요약을 선호하고 불필요한 과잉을 경계하는 편이다. 회의 서류든 제품 디자인이든 본질을 가리기 위해 빽빽하게 채워진 것일수록 오히려 핵심은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매일 여러 일간지를 두루 읽고 정보를 소비하는 한 사람의 독자이자 여성경제신문을 애정하는 필진으로서 본지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봐 온 필진의 마음은 언제나 깊은 애정으로 가득하다. 여성경제신문은 후발 주자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생 현장을 파고드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와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 훌륭한 콘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인 편집 디자인에 대해서도 냉정하고 정교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애독자층을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배려는 좋은 기사를 넘어 편안하게 읽히는 정갈한 지면이 아닐까 싶다.
콘텐츠 담아내는 '그릇'의 중요성
신문 지면 또한 하나의 제품이자 글을 읽는 소비자로서 독자와의 소통 창구이기도 하다. 최근 여성경제신문에서 다룬 실버 복지 특집이나 여성 경제인 인터뷰 기사들을 보며 그 깊이 있는 통찰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각적인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 훌륭한 텍스트들이 좁은 행간과 빽빽한 배너들 사이에 갇힌 듯 답답하게 나열된 모습을 볼 때면 마치 정갈하게 준비된 요리가 비좁은 그릇에 담긴 것 같은 시각적 아쉬움을 배제할 수가 없다.
여성경제신문의 온라인 지면은 새로운 정보와 심층 취재의 풍성함 면에서는 합격점이나 편집의 시각적 밀도가 높아서인지 읽고 나면 안구 피로도가 없지 않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거대 일간지들이 지면 곳곳에 의도적인 여백(White Space)을 두는 것은 그 공간을 낭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독성을 확보하기 위함일 것이다. 여백은 기사가 숨을 쉬는 통로이자 독자가 정보를 온전히 소화하도록 돕는 쉼의 공간이기도 하다.
가독성 결정하는 디테일의 힘
본지의 편집은 고맙게도 독자를 위해 풍성하게 정보를 제공하고픈 의욕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활자의 숲이 너무 빽빽하고 울창하면 독자로서 그 숲에 들어서기도 전에 지치게 마련이다. 필자도 애독하는 여성경제신문을 읽을 때마다 자주 그런 경험을 하곤 한다. 이제는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이 채울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시원하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매일 활자 속에 머물며 직접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가독성의 차이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결정된다고 믿는다. 우선 시각적 단순함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기사의 경중을 크기와 배치로 질서 있고 명확히 구분하는 시각적 질서가 잡힐 때 독자는 길을 잃지 않고 정보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큰 글씨의 기사 제목만큼 여백을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AI 기술 활용한 시각적 혁신
다음으로 여유가 담긴 행간으로 개선해야 한다. 필자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으로서 모바일 환경에서 읽다 보면 좁은 행간을 몇 줄 읽다가 그만둘 때가 많다. 줄 간격과 기사 간의 여유만 더 준다면 체류 시간이 늘어날 것 같다. 독자의 피로도를 더 배려하는 감성적 디자인을 염두에 두는 편집이 되면 좋겠다.
현실적 대안이라면 최근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여 적은 비용으로도 감각적인 레이아웃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고 고품질의 시각 자료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다. AI를 편집의 파트너로 삼아 신문 편집의 디자인 효율을 극대화한다면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터넷 신문으로서 가독성 높은 지면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경제신문이 추구하는 민생과 사회 경제의 가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언론의 가치가 더 멀리 더 밝게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지면의 답답함을 과감히 걷어내어 시원한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지면의 여백을 늘리는 것은 정보를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이 들어앉을 자리를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이 채움의 열정을 넘어 비움의 미학을 갖춘 일류 미디어 주자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여성경제신문 최익준 박사·산업정책연구원 교수/(주)라온비젼 경영회장
sebastian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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