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 받지 않는 결핵 환자, 사망위험 4.7배 높아

- 당뇨 합병증 있는 폐결핵 환자, 치료효과 1.8배 낮고 사망위험 2.5배 높아
- 잠복 결핵 증가, 당뇨 유병률 증가 등 현황에 민감할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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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환자에게 당뇨가 있을 경우, 치료 실패 및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경훈 교수 연구팀이 국내 폐결핵 환자 자료를 대규모로 분석하여 나온 결과다.

분석 결과, 당뇨를 함께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폐결핵만 앓고 있는 환자에 비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1.6배 높았다. 당뇨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은 1.8배, 사망위험은 2.5배 높게 나타났다.

한편, 연구팀은 당뇨병 상태(당뇨 전 단계, 치료받지 않은 당뇨, 조절되지 않은 당뇨 등)에 따라 결핵 치료 결과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추가 분석도 수행했다. 그 결과 당뇨를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결핵 환자의 경우, 폐결핵만 앓고 있는 환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4.7배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 위험국가

결핵은 공기를 매개로 결핵균이 전파돼 걸리는 감염병이다. 환자 또는 보균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할 때 나온 비말이 공기 중에 남아있다가, 호흡을 통해 체내에 유입되는 식으로 전염된다.

결핵은 경제 발달이 덜 이루어진 국가 또는 개발이 진행 중인 국가에서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공중위생이 불량하면 결핵이 성행한다’라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상위권, 보수적으로 생각해도 중상위권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결핵은 매우 흔한 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19개국 중 107위,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 중에서는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다.

지난 3월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들어 잠복 결핵으로 검사를 받는 건수 및 양성 판정 비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뇨-결핵의 연관성이 중요한 이유

몸 속에 들어온 결핵균은 곧장 활동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잠복 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하기도 한다. 잠복기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20년도 넘을 수 있다. 산술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약 90%는 ‘잠복 결핵’ 상태를 유지한다.

국가건강검진 등을 통해 ‘폐결핵 의심’으로 판정되는 등 증상을 보인다면 마련된 제도에 따라 진료 및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즉, 결핵 감염으로 판명될 경우 관리할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별도의 조치를 할 근거가 없다. 본인이 잠복 결핵 상태인지를 검사받지 않는 이상, 자신도 모르는 채 잠재적 보균자로 결핵균을 퍼뜨리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당뇨를 살펴보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당뇨 환자는 약 380만 명이다. 여기에 당뇨 증상이 있지만 내원하지 않은 환자,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예비 환자 등을 포함한다면, 넉넉잡아 전체 인구의 10%가 당뇨를 앓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잠복 결핵의 발생 가능성, 그리고 당뇨 유병률을 겹쳐놓고 보면, 두 질환을 함께 앓을 가능성이 생각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핵의 빠른 치료 및 당뇨 관리가 중요

서울성모병원 민진수 교수는 “결핵 진단 초기 및 치료 중 당뇨병을 검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결핵 치료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당뇨 관리가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결핵의 대표 증상은 기침이다. 하지만 이는 감기, 기관지염, 천식 등 다양한 질환에서 관찰되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가지고 결핵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만약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면 의심 증상으로 취급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결핵은 대부분 약제 복용만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을 통해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호흡기와 관련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편이 좋다.

당뇨 역시 마찬가지다. 건강검진 등을 통해 혈당을 체크하고, 평소 식습관을 점검하며 당뇨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 전조증상에 관한 정보를 숙지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가급적 빨리 진단을 받아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 교수(좌)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경훈 교수(우) / 출처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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