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신형 아반떼(CN8)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잠깐 멈칫했다. 사진 속 그 차가 정말 아반떼가 맞나 싶었다. 전장 4,765mm, 휠베이스 2,750mm. 지금까지 알던 준중형이 아니다.
이게 아반떼가 맞습니까
전장 4,765mm. BMW 3시리즈(4,709mm)보다 오히려 더 길다. 7세대 아반떼(CN7)가 4,650mm였으니까 무려 115mm가 늘어났다. 뒷좌석 레그룸 29mm 확대. 동급 최대 거주 공간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휠베이스 2,750mm는 이미 쏘나타 수준이다. 그러니까 이건 아반떼 탈을 쓴 중형 세단이다.

외관도 별개다. H자 주간주행등(DRL)에 각진 차체 라인. 현대차가 이번에 플래그십 세단 더 뉴 그랜저와 같은 라인에 세운 게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부산모빌리티쇼 부스 전면에 그랜저와 신형 아반떼를 나란히 배치했다. 그만큼 이 차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BMW 1시리즈 4,840만원 vs 신형 아반떼
비교 대상은 BMW 1시리즈(F70)다. BMW 코리아 공식 출시가 4,840만원(120 모델 기준). 1.5리터 3기통 터보 170마력, 전장 4,360mm 해치백이다. 소형 해치백 차체에 프리미엄 브랜드 마크 달고 5천만원을 바라보는 가격이다.

신형 아반떼(CN8)의 예상 가격은 가솔린 2.0 모던 트림 기준 약 2,100만원대, 1.6 하이브리드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기준 약 2,950만원대다. 하이브리드 최상위 vs BMW 1시리즈 최저가. 차이가 약 1,900만원이다. 1,900만원이면 웬만한 차 한 대 값이다.
크기만 비교해도 얘기가 된다. BMW 120(F70)은 4,360mm 소형 해치백. 신형 아반떼는 4,765mm 중형 세단급. 405mm 차이다. 앞에서 본 사람이 어느 차가 더 크게 보일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2.0 엔진이 기본, 1.6 하이브리드가 최강
파워트레인도 달라졌다. 가솔린 2.0 엔진이 이제 기본이다. 신형 아반떼의 배기량이 커지고 차체가 커졌는데, 연비는 어떻게 됐을까. 1.6 하이브리드 트림의 복합연비는 공식 수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아반떼 HEV가 복합 22.4km/ℓ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풀체인지도 20km/ℓ대를 기대할 수 있다. BMW 120의 복합연비 12.0km/ℓ와 비교하면 실상이 보인다.
1.6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자동 긴급제동(NSCC 2), SBW P단 긴급제동 기능도 새로 들어왔다. 국산 준중형 세단이 이 사양을 들고나온 게 처음이다. 동급에 없던 것들이 조용히 기본화됐다.

AI가 들어갔다, 진짜로
솔직히 이게 가장 놀라운 부분이다.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여기에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까지 탑재됐다. 자연어 대화로 차량을 제어하고 실시간 정보를 검색한다. 현대차가 이 시스템을 더 뉴 그랜저에 먼저 올렸고, 이번에 신형 아반떼에도 넣었다.
2천만원대 차에 AI 에이전트가 탑재된다. BMW 1시리즈에 들어가 있는 iDrive 시스템과 어떤 수준 차이가 나는지, 실제로 타봐야 알겠지만, 방향 자체가 다르다는 건 분명하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기억 후진 보조
추가된 안전·편의 기술도 이야기가 된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2). 지도 데이터와 연동해서 커브 앞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동급 최초 기억 후진 보조 기능도 들어갔다. 자주 가는 주차 경로를 차가 기억해서 자동으로 따라가는 기능이다. 이게 준중형 세단에 들어온다.
BMW 1시리즈가 정말 BMW 마크의 값을 하는지, 아니면 그 돈을 다른 곳에 써야 하는지. 그 질문을 신형 아반떼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던지기 시작했다.

3분기 출시, 지금이 판단 시점
신형 아반떼 CN8의 공식 트림·가격 공개와 계약 개시는 2026년 3분기로 예고됐다. 지금은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직후다. 4천8백을 써야 BMW 1시리즈 엔트리가 되는 이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가 어느 포지션에 올라서는지 확인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신형 아반떼가 나오고 나서도 BMW 1시리즈를 선택할 이유가 뭔지 아직 모르겠다. 혹시 알고 있으면 알려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