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 도시 아닙니다. 미식의 도시라 불러 주세요.

언제 어디서 시작 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고야는 노잼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도쿄하면 긴자와 시부야, 하라주쿠, 롯폰기, 오다이바 등 누구나 알다시피 매우 세련되고 개성적인 거리부터 떠오르고 오사카도 난바와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USJ 등 오사카 특유의 개성적인 거리 풍경이 있으며 요코하마에는 일본 최대의 차이나타운이 후쿠오카는 접근성 하나만으로도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입니다.

나고야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나고야성이나 TV타워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고 각 명소도 도보로 이동하기 어려워 이런 노잼의 도시라는 오명이 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나고야가 사실 미식의 도시라는 거 알고 계신가요?

나고야메시(なごやめし)

나고야 및 그 인근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독특한 지역 음식 문화를 일컫어 나고야메시라 부르는데 우리가 일본에서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 하는 것들이 대부분 나고야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가정에서는 물론, 다양한 음식점에서도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 음식들은, 단순한 메뉴를 넘어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히츠마부시

히츠마부시는 나고야 지역을 대표하는 장어 요리로, 그 맛과 먹는 방식의 독특함 덕분에 나고야메시 중 하나로 꼽히는 인기 메뉴 입니다.

잘게 썬 장어구이를 뜨거운 밥 위에 올린 뒤, 특제 양념간장과 함께 나무 그릇(히츠)에 담아낸 요리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게 구워진 장어가 특징이며, 3단계의 방법으로 먹습니다.

처음에는 장어와 밥을 그대로 덜어 본연의 맛으로 즐기고 두 번째는 파, 김, 와사비 등을 얹어 풍미의 변화를 즐기조 세번째는 따뜻한 육수나 차를 부어 오차즈케 스타일로 즐깁니다. 마지막은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마무리 합니다.

하브스

나고야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브랜드로, 크고 신선한 과일 케이크로 유명합니다. 일본 전국에 지점이 있지만, 그 원조는 나고야 입니다.

수 많은 메뉴는 얇게 부친 크레페 사이에 신선한 생크림과 여러 가지 과일이 층층이 쌓아 올린 밀크레이프는 나고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 입니다.

그리고 계절마다 한정 메뉴를 출시하고 있어 새로운 맛에 도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테바사키

나고야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테바사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

바삭한 튀김옷과 달콤 짭조름한 양념, 그리고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져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테바사키는 1950년대 후반 이자카야의 발주 실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늘 사용하던 일반 닭고기를 수급하지 못한 이자카에서 대체 재료로 닭날개를 들여와 기존의 간장 기반 양념으로 조리해보니, 작지만 진한 맛의 밸런스와 함께 적당한 크기가 술안주로 딱 맞아 떨어져 이 우연한 시도가 손님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테바사키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 이후 나고야 지역의 많은 이자카야들이 테바사키를 메뉴에 등장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나고야 술집에서는 테바사키가 없는 집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가 되었고 특히 세카이노 야마짱이나 후라이보(실수한 이자카야) 등 나고야 시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마제소바

마제소바도 나고야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마제소바는 비빔 국수 형태의 라멘으로, 국물이 없는 라멘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마제는 섞다라는 뜻으로 이름 그대로 다양한 재료를 비벼 먹는 스타일입니다.

보통 마제소바는 굵은 면 위에 간 돼지고기(미소 간장 베이스의 고기 소스), 다진 마늘, 쪽파, 김가루, 생노른자, 생선 가루 등이 올라가며, 이 모든 재료를 젓가락으로 잘 비벼서 먹습니다.

진한 감칠맛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중독성 있는 맛을 자랑합니다.

오이메시(追い飯)

다 먹은 뒤에는 오이메시라 하여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습니다.

이 메뉴는 나고야 멘야하나비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면 현재 우리나라에도 10곳 넘게 있습니다..

미소카츠

진한 콩된장을 기본으로 한 특제 소스를 얹은 미소카츠는, 나고야메시를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 입니다. 일반적인 돈카츠와 달리, 깊은 감칠맛과 짙은 향이 특징인 미소 소스가 핵심 입니다.

가게에 따라 튀긴 돈까스 위에 소스를 붓는 방식과, 소스를 담은 냄비에 카츠를 담가내는 방식으로 나뉘며, 경양식 레스토랑에서는 별도의 소스 접시에 따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소카츠의 유래도 재밌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손님이 소스통에 꼬치튀김을 듬뿍 찍어 먹은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돈까스를 메인으로 하는 식당이 이를 도입해 현재에 미소카츠가 탄생 되었다고 합니다.

나고야 모닝

주로 아침 시간대에 음료를 주문하면 토스트나 삶은 달걀을 무료로 제공하는 카페의 서비스.

나고야 모닝이라 불립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메다 커피도 나고야에서 시작 되었고 이 곳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텐무스

작은 새우 튀김을 넣고 김으로 돌돌 말아 만든 미니 사이즈의 주먹밥인 텐무스도 나고야에서 시작된 대표 간식 중 하나 입니다.

일반 주먹밥의 절반 정도 되는 아담한 크기로,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간편함 덕분에 이동 중 간식이나 회의 때의 다과, 혹은 소박한 선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미소니코미 우동

진한 된장국물에 우동 면을 넣고 도자기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여낸 미소니코미우동.

나고야 지역 특산물인 콩된장을 사용한 국물이 핵심으로, 끓일수록 깊어지는 맛이 일품 입니다.

특히 일반 우동과는 달리, 이 요리에 사용되는 면은 소금 대신 물로 반죽해 덕분에 끓여도 퍼지지 않고, 쫄깃함보다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입니다.

또한, 된장의 감칠맛이 육수에 진하게 스며들며, 버섯, 계란, 파, 닭고기 등을 곁들여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으며 국물이 졸아들며 자연스럽게 농축되는 맛은,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도 놓칠 수 없게 만듭니다.

아이브 레이가 방송에서 추천한 나고야메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것만 찾아 다녀도 바쁜 나고야. 더 이상 노잼의 도시가 아닌 미식의 도시라 불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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