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가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 오늘은 모두를 위한 예술, 공공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 낙서로 더 유명해진 그림 🖼️
2. 모두의 미술 👥
3. 내가 걷는 곳이 곧 미술관 🍒
4. 내가 왜 거기서 나와? 😲

낙서로 더 유명해진 그림 🖼️

▲ (좌): 측면에서 바라본 , (우): 물감에 훼손된 존원의 작품출처: 연합뉴스

2021년 4월, 어느 전시회. 관람객 두 명이 전시 작품 앞에 널려있는 붓을 들고 알록달록한 캔버스에 과감하게 낙서를 하기 시작해요. 인증샷으로 마무리하며 작품을 충분히 즐긴듯한 이들은, 숱한 페인트 자국 사이에 절묘하게 녹색 페인트 자국을 남긴 뒤 유유히 사라졌죠. 두 사람의 붓이 향한 곳은  바로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원의 작품 <Untitled>이었는데요. 이 작품 앞에는 그가 그림을 완성할 당시 사용했던 페인트와 붓, 신발 등을 작품의 일부로서 전시하고 있었어요. 이를 본 두 사람은 <Untitled>을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완성하는 참여형 작품으로 오해했고, 한순간에 거장의 작품을 훼손하게 된 거죠.

▲ ‘JONONE : TAKE NEW ONE’ 전시 속 <Untitled>,출처: 갤러리 더 스카이

낙서된 작품의 복원과 배상에 관한 문제를 두고, 존원과 그의 작품은 미술계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기 시작했어요. 아티스트와의 원만한 합의 끝에 그림이 무사히 복원된 후, 부산에서는 논란의 중심이 됐던 존원의 작품을 활용한 ‘진짜’ 참여예술 전시가 열렸죠. 존원의 <Untitled> 위에 보호용 플라스틱을 씌워, 관객들이 래커*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작품 위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고.

*래커: 유성 페인트의 한 종류. ‘락카’라고도 불림.

👻: 5억짜리 그림에 낙서라니! 생각만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네요... 그런데 작가의 의도를 오해할 만큼 관객과 함께 완성하는 참여형 미술이 유행하고 있는 건가요?!


모두의 미술 👥

▲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출처: 트레비 매거진

참여형 예술작품은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축을 맡고 있어요. 이전에는 관객이 작가의 의도에 따라 반응하는 소극적인 참여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최근에는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이 작품의 일부를 구성하는 등 작품에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요. 미술작품은 더 이상 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거죠. 공공미술*은 바로 이러한 예술의 흐름을 대변하는 미술의 성격 중 하나예요.

*공공미술: 다수에 공개된 장소에서 행해지는 예술 또는 그런 활동.

공공미술은 말 그대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공공의 문화 콘텐츠에요. 대중 공간에 놓인 미술품에서부터 공동의 지역사회를 위한 미술까지,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죠. 서울 녹사평역은 원래 서울시의 새 청사를 건설하기 위해 인근에 만들어진 대형 역인데요. 기존의 건설 계획이 무산되면서 비어버린 넓은 역 안에는 지하 예술정원이 자리 잡게 됐어요. 목적을 잃은 공간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속 자연을 느끼게 하는 문화 예술공간이 된 거죠.

▲ 쿠사마 야요이 <Obliteration Room>, 출처: Wikimedia Commons

또한, 일본의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한 전시에서는 점으로 가득 찬 전시 공간에 관람객들이 직접 점 모양의 스티커를 붙일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그녀의 작품에 시그니처로 등장하는 물방울무늬는 작품 세계를 표현하면서도, 관객의 체험을 이끌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도록 했죠. 이처럼 공공미술의 여러 방식은 감상하는 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 공공미술 작품들이 생각보다 많네요~ 그런데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작품을 특정 공간에 설치하려 하는 예술가들이 있다구요?


내가 걷는 곳이 곧 미술관 🍒

▲ 최정화 작가 <꿈나무>, 출처: THE FACT

코엑스에 가면 볼 수 있는 큰 과일나무의 정체를 알고 있나요? 얼핏 보면 아이들의 놀이터처럼 생기기도 한 이 건축물은 최정화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꿈나무>인데요. 다채로운 색과 크기로 이루어진 과일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가진 소중한 들을 형상화했다고 해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모든 사람들이 꿈나무처럼 열매를 맺고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길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설치미술가들은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공간에 작품을 설치해 가까운 일상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해요. 기존의 회화나 조각이 아닌 다양한 시공간을 소재로 하여 공간 전체를 작품으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하죠. 우리가 잠깐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설치 미술의 무대가 될 수 있는데요. 이처럼 오늘날 설치 미술 작품은 장소뿐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맥락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조형물이나 건축물들에도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네요. 일상 공간 뿐만 아니라, 실내 전시 공간을 이용한 설치미술가도 있나요?


내가 왜 거기서 나와? 😲

▲ 레안드로 에를리치, 출처: 아트 피크닉

그럼요!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한정된 실내 전시 공간 안에서도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내요. 공간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에를리치는 독학으로 미술을 시작했는데요. 그는 뉴욕의 한 상업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열며 현대미술계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어요. 정원, 수영장 등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로 공간을 구성한 그의 작품은 거울이나 프로젝터 등을 활용해 관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지각 경험을 선물하죠.

▲ 레안드로 에를리치 <수영장>, 출처: 하퍼스바자 코리아

그의 대표작 <수영장>은 일종의 착시를 일으키는 흥미로운 작품 중 하나인데요. 분명 빈 공간에 서있는데도, 거울 속 화면에 비치면 수영장 물 속 깊이 가라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죠. 이처럼 에를리치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작품을 만들기보다, 감상하는 이들의 판단상상력에 맡길 수 있는 전시를 구성해요. 관객들이 한순간에 작품과 작품 속 스스로의 모습에 빠져들게 만들죠. 그는 현재도 몰입형 참여 예술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 에를리치는 단순한 도구를 이용한 착시로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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