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사칭 주식광고' 난무하는 인스타그램 통제 못하는 까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인을 사칭한 주식 광고가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불법 유사 투자자문행위 채널로 이용자의 유입을 유도한다.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 이용자에게 비슷한 광고가 지속 노출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이 유형의 광고는 대기업 대표, 유명 투자 강연가 등이 직접 주식을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한다. 예컨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사칭한 한 광고는 주 전 대표 사진을 내걸고 "나이가 많아지면서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었다"고 썼다. 해당 게시글은 수익성이 좋은 주식 종목을 추천한다며 '지금 신청하기'라고 쓴 아웃링크를 제시한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주식 기술적 분석 과정을 공부할 건가요?'라고 묻는 화면이 나온다. 개인정보 수집 동의 절차를 거치면 네이버 밴드 주식 추천 채널 가입으로 이어진다. 네이버 밴드 채널에서는 관리자가 1:1 메시지를 보내 특정 주식 종목을 추천한다.
인스타그램은 알고리즘에 따라 이용자의 관심사와 관련된 광고를 노출한다. 유명인 사칭 주식 광고도 관심을 보인 이용자의 계정 피드에 지속해서 올라온다. 주 전 대표 사칭 광고에 나오는 아웃링크를 클릭한 뒤 유명 투자 강사 김미경, 투자 성공담으로 주목받은 개그맨 황현희,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칭 광고가 이어지는 식이다.
이러한 사칭 광고는 플랫폼의 자율 규제와 관련 기관의 규제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수많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콘텐츠를 게재하는 인터넷 공간 특성 상 불법 콘텐체를 사후 규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를 포함한 인스타그램의 콘텐츠 규제는 미국 본사가 관할한다. 본사에서 콘텐츠 규제 인력을 두고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국가의 유해·사칭 콘텐츠를 삭제 조치한다.
인공지능(AI)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식별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에 게재되는 수많은 광고 콘텐츠 중 국내 유명인 사칭 광고를 모두 골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는 전 세계 콘텐츠 규제 인력 중 한국어 콘텐츠 담당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 측은 "해당 유형 광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별도 인력을 투입해 최선의 조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자체 콘텐츠 윤리 규정인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사칭하지 말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계정을 만들지 말라"고 명시했다. 또, 이용자들이 '사기 또는 거짓'을 이유로 유해 콘텐츠를 신고하면 내부 기준에 따라 피드에 노출되지 않는 조치를 취한다.
방송·인터넷상 불법·유해 정보 심의 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메타를 비롯한 SNS 플랫폼 기업에게 유명인 사칭 투자 광고가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자율적인 유통 방지 활동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심위 측은 "이용자가 올리는 모든 콘텐츠를 사전 규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이라며 "콘텐츠 유통 뒤 정보, 사이트를 모니터링하고 신고 접수 시 삭제 등 조치를 취하는 식으로 규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