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 접근한 혜성의 마지막 순간
혜성이 태양에 이끌리듯 돌진해 마침내 소멸하는 극적인 상황이 관측선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29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9월 27일 처음 관측된 혜성 C/2024 S1(A11bP7I)이 28일 태양에 근접한 나머지 불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NASA 관계자는 "ESA와 공동 운용 중인 태양 관측선 소호(SOHO)의 LASCO C2 카메라에 혜성 C/2024 S1의 최후가 잡혔다"며 "28일 오전 3시2분부터 같은 날 오전 10시까지 촬영한 소호의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혜성 C/2024 S1은 이날 오전 9시경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혜성 C/2024 S1은 근일점 통과 시 태양에 상당히 가까워지는 크로이츠 혜성군의 동료로 여겨져 왔다. 일부 학자들은 혜성 C/2024 S1이 -5등급에서 -7등급으로 밝아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NASA 관계자는 "밤하늘에 긴 꼬리를 늘어뜨린 혜성은 육안으로 쉽게 관찰할 정도로 밝아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혜성 C/2024 S1은 크게 주목을 받았다"며 "이와 비슷한 혜성이 최근 인기를 끄는 쯔진산-아틀라스(C/2023 A3)"라고 전했다.
이어 "9월 27일 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에 의해 처음 발견된 혜성 C/2024 S1은 유례가 없는 밝기로 천문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며 "혜성이 증발해 사라져 버리는 것 자체는 드물지 않지만 C/2024 S1의 주목도가 높았던 터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크로이츠 혜성군의 대표적인 예는 달에 필적하는 -11 등급까지 밝아졌던 1965년 이케야-세키(C/1965 S1)다. 혜성 C/2024 S1은 그렇게까지 밝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달 하순부터 11월 상순에 걸쳐 -5등급에서 -7등급까지 금성보다 밝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는 쯔진산-아틀라스 혜성(-4.8등급)을 크게 능가하는 밝기다.
소호의 데이터를 분석한 NASA는 혜성 C/2024 S1의 핵이 너무 작아 태양에 채 닿기도 전에 증발해 버렸다고 결론 내렸다. NASA는 "크로이츠 혜성군 자체가 기원전 317년 출현해 분열된 혜성 핵을 기원으로 한다"며 "다른 크로이츠 군의 혜성이 앞으로 발견될 가능성은 물론 있지만 혜성 C/2024 S1이 예상 밖에 소멸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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